고등어가 있는 풍경-한경용 지음
2021년 10월 30일(토) 08:00
한경용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고등어가 있는 풍경’이 서정시학 시인선 기획으로 발간됐다.

유성호 문학평론가(한양대 국문과 교수)의 “지난날에 대한 오래고도 진중하 고백과 스스로의 삶과 시를 향한 비전이 녹아 있는 경험적인 미학적 기록”이라는 표현처럼, 이번 창작집은 고백, 경험, 미학이 어우러진 시편들의 모음집이다.

‘죽은 시인의 무곡’, ‘지리산의 피리소리’, ‘성에’, ‘런닝구 시대’, 등 모두 60여 편의 시는 시인 특유의 활달하면서도 서정적인 언어와 역동적인 사유를 담고 있다. 특히 그의 작품 가운데는 ‘바다’로부터 연유하는 이미지가 많다. 제주도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한 이력이 보여주는 창작의 무늬다. 모든 예술가는 나고 자란 공간의 DNA 영향을 받는다는 전제에 따른다면 시인의 ‘창작의 바다’에는 물리적인 바다가 언제나 펼쳐져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어부들은 그물 속에/ 찰랑거리는 투명을 길어 올린다/ 포구의 바닥에는 눈알들이 부러져 있다/ 물로 그린 형상이 시간 속에 무엇을 남겨놓았나/ 심해에 무덤을 남겨놓을 수 없는 운명/ 종족의 기억으로 핏자국을 씻을 때/ 아득한 개펄 너머 물컹물컹 울음이 번진다…”

위 표제시 ‘고등어가 있는 풍경’은 원초적이면서도 신화적인 그러면서도 현실적인 포구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고요와 침잠 너머 역동과 삶의 무게가 투영된 포구는 서정과 서사, 환상을 그러안고 있다.

공광규 시인은 “한경용만의 제제와 방법, 영성의 총합이 이번 시집에서 서정적 광휘로 빛난다”고 평한다.

<서정시학·1만3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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