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생애-조해진 지음
2021년 09월 23일(목) 22:20 가가
윤주는 직장에서의 온갖 모욕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만 둔다. 얼마 후 일년 만에 미정에게 전화가 걸려오자, 윤주는 “실직자가 돼 거리를 배회한다”고 털어놓는다. 이번 기회에 제주에 놀러 오라는 미정의 말에 윤주는 제주행을 결심한다. 미정은 자신의 꿈을 접고 지금은 제주 생활을 하고 있다.
윤주는 자신의 방을 랜털 사이트에 등록해 타인에게 대여하기로 결심한다. 그런 윤주의 방을 사이트에서 발견한 시징은 친밀한 말을 담은 메일을 보내온다. 윤주의 방이 있는 영등포는 시징의 연인이었던 은철의 고향이다. 홀연히 곁을 떠난 은철이 영등포 어딘가에서 웃고 떠들며 자신과의 추억이 담긴 홍콩에 대해 늘어놓고 있을 것만 같다.
신동엽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조해진의 신작 ‘완벽한 생애’는 결코 완벽할 수 없는 우리 생애를 감싸는 작품이다.
소설은 자신들의 생애에 기반을 두고 있던 견고함에서 도망치는 것으로 시작된다. 직장을 그만 둔 윤주, 꿈을 접고 제주에 가 있는 미정, 윤주의 제주생활 동안 방을 빌려 한국여행을 하게 된 시징의 이야기가 편지처럼 이어진다.
소설 속 인물들은 “익숙한 생활에서는 기만이나 거짓으로 모른 척했던 진심”을 비로소 마주한다. 낯선 공간과 낯선 사람들로 인해 익숙함이 영향을 받을 때, 솔직함은 알게 모르게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작가는 이전 작품에서처럼 시선을 타인에게도 돌려, 그 자리를 누군가를 위해 비워둔다. 비정규직 문제, 세월호 참사, 난개발 문제 등 소설 속 인물들은 상처 속에서도 결코 훼손되지 않는 무언가를 지니고 있다. <창비·1만4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
신동엽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조해진의 신작 ‘완벽한 생애’는 결코 완벽할 수 없는 우리 생애를 감싸는 작품이다.
작가는 이전 작품에서처럼 시선을 타인에게도 돌려, 그 자리를 누군가를 위해 비워둔다. 비정규직 문제, 세월호 참사, 난개발 문제 등 소설 속 인물들은 상처 속에서도 결코 훼손되지 않는 무언가를 지니고 있다. <창비·1만4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