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꽃물, 아니 사랑 - 강현주 지음
2021년 08월 13일(금) 15:00
지난 2011년 ‘열린시학’으로 등단한 무안 출신 강현주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아직 꽃물, 아니 사랑’(현대시학)을 발간했다.

작품집에는 일상에 대한 사랑과 사유, 신앙을 갈무리한 작품들이 수록돼 있다.

“지천명이 되던 늦가을, 봉숭아물을 들이며 층층이 번져가는 꽃물의 추억을 본다. 비명 같은 끝물의 소리를 듣는다. 아직 꽃물이라고, 아니 사랑이라고 서리 내린 하얀 창가에 호호 입김을 불어본다.”

‘시인의 말’에는 창작집을 펴내게 된 이유 등이 담겨 있다. 전체적인 시집의 주조와 주제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고향에 대한 애정을 노래한 엿볼 수 있는 작품이 눈에 띈다. 나고 자란 고향이 아니면 쓸 수 없는 시들은 특정한 장소성을 넘어 보편적으로 확장된다.

“피땀 흘려 일하다 보면/ 다 편안해진다고/ 먹고는 산다는 務安// 철마다 고운남산, 연징산, 승달산이 작은 고을을 에둘러 감사고/ 갯길 따라 걸으면 황토 갯벌을 먹은 세발낙지, 해당화 피어나는 해제 유월리 바닷가/ 초록빛 파와 젖가슴같이 보드라운 현경의 황토밭…”(‘애쓰다 보면 평화’ 중에서)

위 시는 무안을 노래한 찬가에 다름아니다.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사랑으로 승화된 작품은 시를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무안을 생각하게 한다.

허형만 시인은 해설에서 “이 지상에서 자기 자신과 이웃과 모든 생명을 사랑하면서 한 편의 시를 쓰는데 완전히 몰입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축복인가!”라고 평한다. <현대시학·1만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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