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운명 - 카일 하퍼 지음, 부희령 옮김
2021년 07월 30일(금) 19:00 가가
서기 400년 로마에는 28개의 도서관과 856개의 대중목욕탕, 그리고 4만 6602개의 아파트 블록, 빌라 1790채, 곡물저장창고 290곳이 있었고, 7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살았다. 로마는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도시였고, 지구 인구의 4분의 1의 삶을 지배하는 제국의 보석 같은 곳이었다.
그러나 476년 서로마제국이 멸망하고 뒤이어 1453년 동로마제국마저 무너지면서 로마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후 사람들은 로마 제국이 몰락한 원인을 찾아내고자 했다. 그 가운데 유명한 것은 영국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의 말이다. “로마의 쇠퇴는 무절제했던 위대함이 맞닥뜨리는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번영은 무르익으면 쇠락하는 게 원칙이며, 정복한 범위가 넓을수록 몰락할 원인이 배가된다.”
하지만 미국 오클라호마대학 역사학과 교수이자 수석 부총장인 카일 하퍼는 최근 출간한 ‘로마의 운명’을 통해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결정적 이유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기후변화와 감염병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고고학, 인류학 그리고 생물학과 병리학, 기후학에 이르는 방대한 데이터와 검증을 통해 로마가 엄청난 생태환경의 변화라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버텨냈는지, 그러다가 마침내 사면초가에 처한 제국이 ‘소빙하기’와 부보닉 페스트(흑사병)의 반복되는 재발 공세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어떻게 몰락하는지 보여준다.
특히 현재의 인류가 코로나 19, 지구온난화 등 ‘자연과학적 현상과 재앙’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그 옛날 로마처럼 몰락의 길로 빠져들 수도 있다는 교훈을 준다. <더봄·2만5000원>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이후 사람들은 로마 제국이 몰락한 원인을 찾아내고자 했다. 그 가운데 유명한 것은 영국 역사가 에드워드 기번의 말이다. “로마의 쇠퇴는 무절제했던 위대함이 맞닥뜨리는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번영은 무르익으면 쇠락하는 게 원칙이며, 정복한 범위가 넓을수록 몰락할 원인이 배가된다.”
하지만 미국 오클라호마대학 역사학과 교수이자 수석 부총장인 카일 하퍼는 최근 출간한 ‘로마의 운명’을 통해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결정적 이유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기후변화와 감염병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