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유감
2021년 07월 16일(금) 02:00
“진짜 열리기는 하는 거야?” 도쿄올림픽 개막이 1주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직도 반신반의(半信半疑)하는 사람들이 많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도쿄에서는 1000명, 일본 전체에서는 3000명이 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 여론조사를 보면 일본인 절반이 “지금이라도 당장 취소해야 한다”고 할 만큼 분위기가 싸늘하다.

이번 올림픽은 무관중 대회로 열린다.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제1회 올림픽이 열린 이래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선수들은 당연히 악수나 포옹을 할 수 없고, 메달도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스스로 목에 걸어야 한다. 무관중 올림픽은 뜻하지 않게 응원석 욱일기를 퇴출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오기도 했다. 하지만 무관중은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만큼, 텅 빈 경기장에서 진행되는 경기 수준 또한 어느 정도 떨어지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게다가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이 잇따라 불참을 선언해 그야말로 ‘별’ 볼 일 없는 대회가 될 전망이다.

일찌감치 불참 선언을 한 네이마르와 음바페 등 축구 스타들은 물론 미국프로농구의 간판 르브론 제임스와 스테판 커리도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최고의 흥행 카드로 꼽혔던 조코비치·나달·페더러의 테니스 ‘빅 3’ 대결은 이미 물 건너간 지 오래다. 세계 1위 더스틴 존슨 등의 불참으로 남자 골프는 관심 밖으로 밀려났고, 호주·중국·대만 야구팀은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예선전부터 기권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은 29개 종목에 232명의 선수가 출전해 금메달 7개 이상 획득을 노린다. 태극전사들은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민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겠다는 다짐이다. 그러나 온갖 악재로 정치적 위기에 처한 일본 스가 내각은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 올림픽 개막식 참석과 한일 정상회담 개최 등 양국 간 협의 사항을 일방적으로 유출하고, 방위백서를 통해 독도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하는 도발로 한국을 자극하고 있다.

도쿄는 지금 코로나 외에도 살인적인 폭염과 태풍·지진 등 안전을 위협하는 복병이 너무 많다. 금메달도 좋고 성적도 중요하지만 선수단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한일전만큼은 꼭 승리하기를 바란다. /유제관 편집1부장 jk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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