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해진 방역 의식 “줄곧 불안했는데 터질게 터졌다”
2021년 02월 24일(수) 19:40
[코로나 집단감염 광주 콜센터 가보니]
작년 집단감염 겪고도 긴장 풀어져
1500여명 근무 북적였던 빌딩
점심시간 이동 확 줄어들며 한산
“백신 접종에 곧 끝나나 했는데”
숨통 기대하던 인근 상인들 허탈
광주에만 콜센터 69곳 달해

집단감염이 발생한 광주 보험사 콜센터에서 24일 오후 4시 기준 32명의 누적확진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해당 보험사 콜센터가 입주한 광주 서구 빛고을고객센터 입구. /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24일 정오께 광주시 서구 치평동 광주도시공사 사옥. 점심시간이 시작됐지만 건물을 나서는 직장인들은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건물 내 입점기업만 18개에 이르고 근무 직원만 1500여명에 달하는 터라 점심시간이면 쏟아져 나온 직장인들로 북적댄다는 게 일대 상인들 설명이다.

하지만 건물 4층에 위치한 보험사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32명이나 발생한 탓인지 어느 때보다 한산한 분위기였다.

건물 내 입점 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콜센터 발 집단감염 때부터 줄곧 불안했다. 콜센터에서 방역수칙을 준수한다고는 하지만 다닥다닥 붙어 앉아 쉴새없이 말을 해야 하는 일이지 않냐”며 “현재 출근 인원을 최소한으로 한 상태라 업무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 향후 본사에 콜센터가 있는 건물을 피해 입점하는 것을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콜센터는 광주에만 69개나 들어서 있는 상태로, 대규모 인원이 ‘3밀’(밀접·밀폐·밀집) 공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보니 지난해부터 방역 당국의 집중적 관리 대상에 포함됐지만 이번 사태를 막지 못했다.

감염 확산세 때문인지 건물 밖으로 이동하는 것을 최소화하게 위해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경우도 많았다.

코로나 장기화에다, 완화된 거리두기로 인해 느슨해진 방역의식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건물 내 입점 업체 직원은 “지하에 있는 구내식당을 이용할 때 보면 식판에 음식을 담거나 식사중에도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 이용객들이 많았다”며 “식당 운영자에게 얘기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건물 이용자는 “많은 직원들이 한꺼번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끊임없이 대화하고 한 데 모여서 담배피는 경우도 많아 감염되면 퍼져나가는 건 순식간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터질 게 터졌다”고 말했다.

주변 상권에도 충격파가 미쳤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조만간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던 허탈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건물 인근 설렁탕 전문점 운영자는 “확진자가 30명이 넘어간 줄은 몰랐다.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손님이 많이 줄었다”며 “백신 접종도 시작되고 이제 곧 끝나나 했는데, 허탈하다”고 푸념했다.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여기서 확진자만 서른 명 넘게 나왔더라…”며 빠른 걸음으로 건물 앞을 지나치는 등 일대 거리를 피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광주에서는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자릿수를 유지(18일 4명→19일 5명→20일 6명→21일 5명→22일 7명)하다가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서구보건소 관계자는 “이번 집단감염은 백신 접종 발표 등으로 비교적 느슨해진 시민들의 방역의식 한 몫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며 “지난해 광주·전남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집단감염이 불거졌던 콜센터 등에 대한 방역당국의 면밀하고 치밀한 방역대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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