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단체, 이제는 ‘국가단체’로 거듭나야
2021년 01월 20일(수) 21:10
40년 간 민주화 투쟁 3단체, ‘공법단체’ 설립 앞두고 내부 갈등
‘공로자회’ 구성 싸고 고소·고발까지… 지역사회 우려의 목소리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내 행방불명자 묘역 너머로 해가 떠오르고 있다. 수십년의 숙원이던 5·18단체의 공법화를 앞두고 단체 내부의 갈등으로 시작부터 진통이 예상되면서 지역민들의 우려가 크다. <광주일보 자료사진>

5월 단체들이 민주사회 발전을 이끌 국가단체로 탈바꿈할 기회를 잡았음에도 내부 갈등과 대립에 빠져 지역민의 우려를 낳고 있다.

1980년 5월 이후 40년 동안 민주화 투쟁에 앞장서던 5월 3단체(5·18민주화운동 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5·1 8민주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올 초 공포됨에 따라 5·18정신 계승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공법단체를 결성해야 할 책무를 안게 됐다.

하지만 5·18 공법단체 설립을 앞두고 회원 간 이해 관계에 따른 대립이 격화되면서, 올해 41주년 5·18기념식에 5월 3단체가 공법단체 자격으로 참석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월 단체의 40년 투쟁의 결과이자 5월의 전국화를 위한 지역민들의 숙원이었던 ‘5월 단체의 공법단체화’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지역사회와 시도민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지역 사회 일각에서는 5월 관련단체가 갈등·반목에서 벗어나 ‘5월의 사유화’, ‘5월의 권력화’라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지역사회의 자랑으로 거듭나도록 혁신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공법단체 관련 법안에 따라 사단법인이었던 기존 3단체는 새롭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라는 명칭의 공법단체로 거듭날 계기를 맞았다.

보훈처는 2월 5일 이내에 3단체로부터 설립 준비위원회(10~25인 이내) 명단을 제출받아 위원장과 임원을 승인하고, 4월5일 공법단체로 출범할 계획이다.

5월 단체의 공법단체화는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유족들뿐만 아니라 지역민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다. 공법단체 등록이 이뤄지면 정부로부터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합법적인 수익사업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5월 단체의 재정 개선은 물론 5·18정신 계승 사업이나 이익의 지역사회 환원도 가능하다.

하지만 5·18공법단체 설립을 둘러싸고 기존 3단체와 다른 ‘공법단체설립준비위원회’까지 새롭게 생기면서 공법단체 설립 과정에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 구성을 둘러싸고 파열음이 극에 달하고 있다. 5월 단체 안에서 서로 반복하며 고소·고발이 이뤄지고 있다. 새롭게 만들어진 ‘5·18공로자회 설립추진위원회’가 공법단체인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 설립준비위원회 구성에 대한 ‘집행업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하려는 움직임마저 나오고 있다. 여기에 5월 단체 모 인사에 대한 자격 시비와 금품 수수 등의 의혹도 제기가 되면서 고소·고발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5·18유족회 가입 자격 문제도 공법단체가 넘어야 할 숙제이다. 새롭게 설립되는 공법단체에는 사망한 5·18유공자의 직계존비속(배우자, 자녀, 부모, 조부모, 미성년 동생 등)만 가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유족회 회원 300여 명 중 30%를 차지하는 방계(형제, 자매) 회원들이 관련법 상 공법단체 참여가 불가능하게 됐다. 5·18유족회는 보훈처를 상대로 방계회원들이 법적으로 유족 예우를 받지 못하더라도 유족회 활동은 하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고, 보훈처도 최대한 유족회와 조율을 하고 있지만 해결방안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이 과정에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유족 또는 가족의 범위에 5ㆍ18민주화운동사망자 또는 행방불명자로서 직계존비속이 없는 경우 형제자매 중 추천된 1명이 포함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어디나 사람이 많으면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5·18 단체가 공법단체로 나아가는 길은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만들어가는 과정 중 하나로 내부 갈등은 있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일련의 변화 과정에서 서로 치열하게 토론하고 협의해 내부에서 갈등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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