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추억
2021년 01월 06일(수) 05:30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17일 자정까지 연장했다. 지난해 연말에 시작된 강도 높은 거리두기가 해를 넘기며 1개월 간 이어지는 셈이다. 강화된 방역 지침 속에 연말 송년회와 새해 신년회도 사라졌다.

특히 지난해 연말에는 친구나 직장 동료 혹은 친척 등과 함께 한 해를 마감하고 이웃끼리 따뜻함을 나누는 세밑 풍경을 찾아볼 수 없었다. 새해 아침에 떠오르는 뜨거운 일출을 보며 한 해의 설계와 다짐을 해 보는 신년 해맞이 행사도 모두 사라졌다. 평범했던 일상은 이제 추억으로 남았을 뿐이다.

코로나로 인해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우리 모두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이라고 불평을 해 왔던 사람들도 “왜 그런 불평을 했었는지 이제 와서 보니 후회가 된다”고 말할 정도다.

그때는 몰랐지만 하루아침에 잃고 보니 평범했던 일상들마저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알게 된 것이다. 마스크 없이도 언제라도 불쑥 떠날 수 있었던 여행. 친구나 직장 동료들과 함께 하루의 일상을 마감하며 진하게 기울였던 소주 한잔. 동호회 회원들끼리 모여 즐겼던 취미 생활. 이러한 일상을 코로나19가 송두리째 삼켜 버리면서 그 일상이 너무나 그립고 소중한 추억이 되어 버린 셈이다.

방역 수위를 높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 확진자 수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되찾지 못한 채 살아가야 하는 건지?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왠지 모를 무력감에 빠져들기도 한다. 새해를 맞아 새롭게 세우는 계획도 과연 제대로 실천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들려오는 희소식이 있어 마냥 암울한 것만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에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국내 치료제도 개발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그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마스크를 벗고 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실 수 있는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을 올해는 되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아, 생각만 해도 숨통이 트이는 듯하다.

/최권일 정치부 부장 c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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