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2020년 12월 09일(수) 06:30 가가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이 ‘잠시 멈춤’에 들어갔다. 수도권은 거리 두기 2.5단계, 비수도권은 2단계를 유지하면서 또 한 번 영세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반면 부동산 가격은 전국 각지에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으며 국내 주식 시장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위드(With) 코로나’ 시대에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양극화는 서로 다른 계층 또는 집단이 서로 상반되는 방향으로 분리되는 현상인데, 경제적 양극화와 사회적 양극화로 나뉜다. 주로 경제적 양극화의 결과로 사회적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다. 최근 정치적인 양극화도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우리 사회의 정치·사회적 갈등 양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현 정부가 지역 균형 발전을 외치고는 있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도 더욱 커지고 있다. 지역 간 양극화다.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양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 3분기 5분위 배율(소득상위 5분위 소득을 하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값)은 4.88로, 전년 동기보다 0.22배 커졌다. 그만큼 소득 격차가 벌어졌다는 의미다. 여기에 이번 코로나 사태가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다. 지리적 위치나 학력 차이 혹은 사회적 계급 등에 따른 경제적 양극화가 전 세계에서 심화하고 있다. 그 결과는 중도 정치의 소멸과 서구 정치권의 포퓰리즘으로 이어진다. 폴 콜리어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 ‘자본주의의 미래’에서 이 같은 현상이 모두의 번영을 약속했던 자본주의의 실패가 빚은 결과라고 지적한다.
그가 제시하는 대안은 윤리에 근본을 두고 개인부터 가족·기업·국가가 ‘호혜적 의무’를 수행하는 자본주의다. 다양한 윤리적 가치를 수용하면서 여러 이해득실을 실용적으로 절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제 코로나 이후 사회 변화까지 내다보며 총체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재난지원금 등 일시적이고 단기적 처방이 아닌, 코로나 이후 사회 변화에 대비한 중장기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최권일 정치부 부장cki@kwangju.co.kr
그가 제시하는 대안은 윤리에 근본을 두고 개인부터 가족·기업·국가가 ‘호혜적 의무’를 수행하는 자본주의다. 다양한 윤리적 가치를 수용하면서 여러 이해득실을 실용적으로 절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제 코로나 이후 사회 변화까지 내다보며 총체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재난지원금 등 일시적이고 단기적 처방이 아닌, 코로나 이후 사회 변화에 대비한 중장기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최권일 정치부 부장c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