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 형! 테스 누나!
2020년 10월 12일(월) 00:00 가가
영국 작가 토마스 하디의 ‘테스’는 한 여성의 비극적 삶을 형상화한 소설이다. 1891년 발표된 작품의 원제는 ‘더버빌가의 테스’이며 ‘순결한 여성’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가난한 농가의 딸인 테스는 벼락부자인 더버빌 가문에서 하녀로 일하게 된다. 한데 바람둥이인 그 집 아들 알렉의 유혹으로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고 아이마저 죽고 만다. 테스는 알렉을 피해 도망을 가고, 어느 농장에서 일을 하다 엔젤이라는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결혼 첫날밤 신랑에게 과거를 고백하면서 테스의 삶은 비극적 방향으로 흘러간다.
태도가 돌변한 엔젤은 무심하게 테스를 버리고 다른 나라로 떠나 버린다. 설상가상으로 부모형제가 고향에서 쫓겨났다는 소식을 들은 테스는 이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알렉과 원치 않는 동거에 들어간다. 그 즈음 운명의 장난처럼 엔젤이 나타나고, 격정에 사무친 테스는 알렉을 살해한다. 결국 테스는 살인죄로 단두대에서 처형된다.
소설 ‘테스’는 부조리한 사회구조와 인간의 운명을 드라마틱하게 그리고 있다. 한 여성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사회적 인습과 도덕적 편견이었다. ‘테스’에 앞서 수많은 인물들이 ‘사회적 타살’을 당했다.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소설 주인공과 실존 인물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가해자가 당대 사회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지난 추석 연휴에 방영된 ‘나훈아 콘서트’ 자장(磁場)이 만만치 않다. 세상살이 고단함을 담은 신곡 ‘테스 형’은 화제를 넘어 신드롬이 되었다. 특히 ‘형’이라는 호칭과 현실을 접목한 가사는 신선한 울림을 준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중략)/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소크라테스가 활동하던 고대나 1800년대 소설 주인공 테스가 살던 시대, 21세기인 오늘날에도 사회 부조리와 모순은 여전하다. 연초부터 이어진 코로나 사태와 경제난에 지도층의 도덕불감증까지 겹쳐 올 한 해는 유독 힘든 것 같다. “테스 형! 테스 누나!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리 힘들어?”
/박성천 문화부 부장 skypark@kwangju.co.kr
가난한 농가의 딸인 테스는 벼락부자인 더버빌 가문에서 하녀로 일하게 된다. 한데 바람둥이인 그 집 아들 알렉의 유혹으로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고 아이마저 죽고 만다. 테스는 알렉을 피해 도망을 가고, 어느 농장에서 일을 하다 엔젤이라는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결혼 첫날밤 신랑에게 과거를 고백하면서 테스의 삶은 비극적 방향으로 흘러간다.
소크라테스가 활동하던 고대나 1800년대 소설 주인공 테스가 살던 시대, 21세기인 오늘날에도 사회 부조리와 모순은 여전하다. 연초부터 이어진 코로나 사태와 경제난에 지도층의 도덕불감증까지 겹쳐 올 한 해는 유독 힘든 것 같다. “테스 형! 테스 누나!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리 힘들어?”
/박성천 문화부 부장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