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의료원
2020년 09월 04일(금) 00:00 가가
정세균 국무총리가 최근 광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광주에도 공공 의료원이 설립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공 의료의 중요성이 부각된 점을 감안한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오래 전부터 의료기관이 있었다. 하지만 기록상으로 보면 체계화된 시설이 운영된 것은 고려시대부터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귀족이나 지배 계층이 아닌 서민들을 치료하는, 즉 공공 의료기관의 개념은 고려시대에 생겨났다.
고려시대의 제위보(濟危寶)는 광종 14년(963년)에 빈민이나 행려자의 진료와 구호를 위해 설치된 기관이다. 이에 비해 상약국이나 태의감 등은 왕실과 관리를 위한 의료기관이었다. 또 정확한 설립 연대는 알 수 없으나 정종 2년(1036년) 이전에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동서대비원(東西大悲院)은 개경의 동쪽과 서쪽 두 곳에 설치된 일종의 국립 의료기관으로서 의탁할 곳 없는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고 치료했다. 가장 늦은 예종 7년(1118년)에 설치된 혜민국(惠民局)은 백성의 질병을 치료하고 약을 판매한 정부 약국이었다.
고려시대 제도를 그대로 계승한 조선은 동서대비원에서 병들고 의지할 곳 없는 사람을 모아 필요한 약재를 주었는데, 1414년(태종 14년)에 동서활인원(東西活人院)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리고 세조 12년(1466년)에 다시 활인서(活人署)로 개명했다. 이 활인서에서는 역병 환자를 격리 수용해 치료했다. 더불어 고려시대 혜민국은 혜민서로 이름만 고쳤을 뿐 기능은 유지했다.
그러다가 1885년(고종 22년)에 활인서와 혜민서를 없애고, 그 재원을 바탕으로 장로교 선교사 알렌(Horace N. Allen)이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의료기관인 광혜원(廣惠院)을 열었다. 다시 광혜원은 개설 13일 만에 제중원(濟衆院)으로 바뀌었다.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 정원 확대 등을 놓고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양측의 입장 차는 확연하지만, 의료 서비스 공급의 불균형 해소와 공공 의료 부문 확대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공감대가 형성된 부분부터 먼저 합의를 이끌어 냈으면 한다.
/채희종 사회부장chae@kwangju.co.kr
우리나라에는 오래 전부터 의료기관이 있었다. 하지만 기록상으로 보면 체계화된 시설이 운영된 것은 고려시대부터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귀족이나 지배 계층이 아닌 서민들을 치료하는, 즉 공공 의료기관의 개념은 고려시대에 생겨났다.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 정원 확대 등을 놓고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양측의 입장 차는 확연하지만, 의료 서비스 공급의 불균형 해소와 공공 의료 부문 확대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공감대가 형성된 부분부터 먼저 합의를 이끌어 냈으면 한다.
/채희종 사회부장cha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