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준 “내가 주인공이라면 도망가고 싶었을 것”
2020년 09월 03일(목) 18:30 가가
지난 2일 개봉 영화 ‘오! 문희’ 주인공
치매 어머니와 딸 뺑소니범 추적
“나문희 선생님 칭찬 듣고 싶었어요”
치매 어머니와 딸 뺑소니범 추적
“나문희 선생님 칭찬 듣고 싶었어요”
‘진상 고객’의 차를 망치로 부술 만큼 상사도 고객도 무섭지 않은 시골 마을의 보험회사 조사관. 그러나 집에 가면 치매 걸린 어머니와 여섯살 짜리 딸 앞에서 무장해제되는 싱글 대디. 지난 2일 개봉한 영화 ‘오! 문희’의 주인공 두원 이야기다.
이런 두원이 배우 이희준의 생활 연기를 만나 충남 금산에 실제로 있을 것 같은 인물로 탄생했다. 이희준이 올해 초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180도 다른 캐릭터다.
3일 오후 온라인으로 만난 이희준은 “내가 두원이었다면 도망가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원이가 치매 어머니를 모시고 살지만,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너무 살갑게 표현하는 게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할머니도 치매 환자이신데 어머니께서 할머니께 하시는 걸 보면 애정이 있지만 일상에서 그 표현이 다르더라고요. 실제로 이런 상황에서 삶을 버티는 사람들이 어떨지를 표현하고 공감하려고 애썼죠.”
이희준은 힘든 상황에서도 버티는 두원과 공감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엄마를 모시고 딸을 혼자서 키우면서 산다는 것이 어떤 마음일까, 어떤 심지로 버티고 있을까를 많이 생각하려고 했는데 그게 가장 어려웠죠. ‘나라면 도망가고 싶을텐데, 도망가고 싶다고 말하지도 않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두원에게 더 다가가려고 했죠.”
‘오! 문희’는 두원이 딸을 친 뺑소니범을 잡기 위해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어머니 문희(나문희 분)와 함께 범인을 추적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야기가 두 모자의 갈등과 화해, 애정 등의 내용으로 흘러다가 보니 문희와 두원을 연기한 두 배우의 호흡이 중요했다.
이희준은 “나문희 선생님께 잘 보이고 싶고 칭찬받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선생님은 리허설할 때 더 좋은 생각이 들면 바로 말씀하세요. 그런 걸 어려워하는 후배들도 많지만, 저는 좋더라고요. 제가 ‘엄니’라고 부르면 ‘좀 더 맛있게 해봐요’라고 하셨어요. ‘엄니’만 30번 한 적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불편하거나 하지 않고 저는 항상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대로 해내려고 했죠.”
영화가 ‘농촌 수사극’을 표방하지만, 박진감 넘치는 수사 과정 대신 가족 간의 감동적인 사랑이 그 자리를 채운다. 두원도 극 중에서 눈물을 많이 흘린다.
이희준은 “우는 장면이 많아서 위트있게 해보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의 매력에 대해 “대단한 영웅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대단하고 극적인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소시민인 주인공이 치매 걸린 어머니를 모시고 내 딸의 뺑소니범을 찾는 과정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희준은 영화에서 절절한 부성애를 보여준다. 지난해 12월에 득남해 촬영 당시에는 아직 아빠가 아니었다고 한다.
“내일부터 다시 찍었으면 좋겠어요. (웃음) 그 당시에는 최선을 다했는데 아이가 생기고 (마음이) 많이 달라졌어요. 뭐라 표현할 순 없지만요.”
‘오! 문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부분의 영화가 개봉 연기를 택한 가운데 기존 일정대로 관객과 만났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이희준의 삶에도 영향을 미쳤다. 해외에서 촬영 중이던 영화 ‘보고타’의 촬영이 중단됐다.
“이렇게 오래 쉬어본 적이 없어요. ‘보고타’ 촬영 멈추고 돌아온 이후로 지금까지 수입이 없거든요. 촬영 현장이 너무 그립네요. ‘남산의 부장들’은 마지막 식탁에서 저격하는 장면만 일주일 정도 찍었는데, 그 많은 스태프가 몰입하는 순간이 멋있고 재밌었거든요. 그렇게 모이고 같이 한다는 게 소중하다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그는 이번 달 중순부터 이성민 등과 함께 출연하는 ‘핸섬가이즈’ 촬영에 들어간다.
“‘보고타’에서 돌아온 이후로 제가 육아를 계속하고 있는데, 계속 바빴으면 아이가 기고 옹알이하는 걸 전혀 못 봤겠죠. 지금 가장 가까이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기려고 해요.”
/연합뉴스
3일 오후 온라인으로 만난 이희준은 “내가 두원이었다면 도망가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원이가 치매 어머니를 모시고 살지만,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너무 살갑게 표현하는 게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할머니도 치매 환자이신데 어머니께서 할머니께 하시는 걸 보면 애정이 있지만 일상에서 그 표현이 다르더라고요. 실제로 이런 상황에서 삶을 버티는 사람들이 어떨지를 표현하고 공감하려고 애썼죠.”
“엄마를 모시고 딸을 혼자서 키우면서 산다는 것이 어떤 마음일까, 어떤 심지로 버티고 있을까를 많이 생각하려고 했는데 그게 가장 어려웠죠. ‘나라면 도망가고 싶을텐데, 도망가고 싶다고 말하지도 않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두원에게 더 다가가려고 했죠.”
이희준은 “나문희 선생님께 잘 보이고 싶고 칭찬받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선생님은 리허설할 때 더 좋은 생각이 들면 바로 말씀하세요. 그런 걸 어려워하는 후배들도 많지만, 저는 좋더라고요. 제가 ‘엄니’라고 부르면 ‘좀 더 맛있게 해봐요’라고 하셨어요. ‘엄니’만 30번 한 적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불편하거나 하지 않고 저는 항상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대로 해내려고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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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문희’의 한 장면. |
이희준은 “우는 장면이 많아서 위트있게 해보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의 매력에 대해 “대단한 영웅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대단하고 극적인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소시민인 주인공이 치매 걸린 어머니를 모시고 내 딸의 뺑소니범을 찾는 과정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희준은 영화에서 절절한 부성애를 보여준다. 지난해 12월에 득남해 촬영 당시에는 아직 아빠가 아니었다고 한다.
“내일부터 다시 찍었으면 좋겠어요. (웃음) 그 당시에는 최선을 다했는데 아이가 생기고 (마음이) 많이 달라졌어요. 뭐라 표현할 순 없지만요.”
‘오! 문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부분의 영화가 개봉 연기를 택한 가운데 기존 일정대로 관객과 만났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이희준의 삶에도 영향을 미쳤다. 해외에서 촬영 중이던 영화 ‘보고타’의 촬영이 중단됐다.
“이렇게 오래 쉬어본 적이 없어요. ‘보고타’ 촬영 멈추고 돌아온 이후로 지금까지 수입이 없거든요. 촬영 현장이 너무 그립네요. ‘남산의 부장들’은 마지막 식탁에서 저격하는 장면만 일주일 정도 찍었는데, 그 많은 스태프가 몰입하는 순간이 멋있고 재밌었거든요. 그렇게 모이고 같이 한다는 게 소중하다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그는 이번 달 중순부터 이성민 등과 함께 출연하는 ‘핸섬가이즈’ 촬영에 들어간다.
“‘보고타’에서 돌아온 이후로 제가 육아를 계속하고 있는데, 계속 바빴으면 아이가 기고 옹알이하는 걸 전혀 못 봤겠죠. 지금 가장 가까이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기려고 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