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민폐
2020년 08월 25일(화) 00:00 가가
얼마 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겪은 일이다. 한참 점심을 먹고 있을 때, 옆 테이블에 앉은 이가 전화 통화를 했다. 그 역시 식사 도중에 전화를 받았으니 당연히 마스크를 벗은 상태였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큰소리로 거리낌 없이 통화를 했는데, 입을 손으로 가리는 동작이나 식사를 하는 사람들 반대편으로 몸을 돌리지도 않았다. 물론 식사 중에도 전화 통화를 할 수는 있다. 그런데 요즘 같은 엄중한 코로나19 비상 상황에서 그의 ‘배려 없는’ 전화 예절은 식당 내 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요사이 코로나 관련 뉴스에 민폐라는 단어가 함께 나오는 사례를 자주 접한다. 이를테면 확진 판정을 받고도 동선에 대해 거짓 진술을 하거나 자가 격리 중 도주를 하는 경우,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에만 걸치는 ‘노마스크’나 ‘턱스크’, 고열과 기침 등 증세가 있음에도 이를 숨기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경우 등이다.
꼭꼭 숨어 있는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도 문제다. 최근 전국적인 코로나 재유행이 바로 여기에서 촉발돼 확산되고 있는 추세인데도 이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8월 15일 광화문 시위 참가자 중 코로나 확진자는 자비로 치료케 하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그리고 불과 일주일 만에 23만2300여 명(24일 현재)의 동의를 얻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는 24일 정오까지 176명을 기록했다.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가파르다. 특정 교회 신도와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자를 매개로 전국으로 급속하게 퍼지고 있는 실정이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확진자도 속출하고 있어 감염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4일 자정부터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그렇지만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코로나 확산을 막을 수 없다. 자신과 가족 나아가 사회 공동체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을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또한 서로를 배려하는 이타적(利他的)인 행동이 요구된다.
/송기동 문화2부장 song@kwangju.co.kr
그렇지만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코로나 확산을 막을 수 없다. 자신과 가족 나아가 사회 공동체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을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또한 서로를 배려하는 이타적(利他的)인 행동이 요구된다.
/송기동 문화2부장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