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10여마리 해발 531m 구례 사성암까지 피신 ‘화제’
2020년 08월 10일(월) 21:00 가가
유리광전 앞마당에서 풀 뜯어먹고 휴식
드라마 ‘더킹’ 촬영…CNN ‘사찰 33’ 선정
드라마 ‘더킹’ 촬영…CNN ‘사찰 33’ 선정
구례 서시천 범람으로 축사가 침수되자 소들이 절로 피신해 화제다.
지난 8일 오후 1시께 해발 531m 높이의 구례군 문척면 오산 사성암에 소 10여마리가 나타났다.
소들은 대웅전 마애약사여래불이 있는 유리광전 앞마당에서 풀을 뜯어 먹거나 휴식을 취했다.
풀을 뜯던 소들은 오후 2시께 사찰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소 주인이 나타나면서 안전한 곳으로 옮겨졌다. 당시 소들은 뛰놀거나 울음소리도 내지 않고 얌전한 모습이었다고 전해졌다.
사성암 관계자는 “소 주인이 다른 주민들의 연락을 받고 1시간쯤 지나 사성암에 찾아와 소들을 인솔해 데려가기까지 정말 얌전히 절에서 쉬다가 떠났다”고 말했다.
소떼는 사성암 인근 축사를 탈출해 해발 531m 높이에 위치한 사성암까지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3㎞가량을 올라왔다. 이 소들은 구례 섬진강 지역에 내린 폭우로 축대가 무너지자 놀라 축사를 뛰쳐나온 뒤 피난 행렬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인근 간전면과 토지면 도로에서도 축사를 뛰쳐나온 소떼가 목격됐고, 일부 소들은 섬진강 둑방과 군부대 지붕 등에서 발견돼 구조되기도 했다. 섬진강 범람으로 침수된 구례읍 양정마을 등에서는 축사에 물이 차오르자 지붕 위로 소들이 올라가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구례지역은 서시천 제방이 무너지고 섬진강이 범람해 곳곳이 물에 잠겼다. 구례에는 지난 7~8일 이틀간 평균 380㎜의 폭우가 내렸다.
소떼의 ‘사성암 피신’ 소식이 알려지면서 구례 오산 사성암이 주목받고 있다.
이 절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더킹 : 영원의 군주’의 촬영지이다. 2회에서 이림(이정진)이 단청을 칠하는 사찰이 바로 ‘구례 사성암’이다. 드라마 ‘추노’와 ‘토지’, 영화 ‘군도’에서도 등장했다. CNN이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사찰 33’에 선정됐다.
기암절벽 위에 절묘하게 자리 잡은 사성암은 경관이 뛰어나 국가문화재 명승 제111호로 지정됐다. 사성암이 위치한 오산(鰲山)은 해발 530m로 그리 높지 않지만, 암자에 오르면 구례의 들녘과 섬진강, 지리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사찰이다. 사성암은 여느 절과는 달리 넓은 마당이 없다. 대신 가파르게 올라가는 돌계단이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사성암은 백제 성왕 22년(544)에 연기조사가 건립했다고 전해진다. 오산암이라 불리다가 이 곳에서 원효·의상·도선·진각 등 4명의 고승이 수도했다고해서 사성암으로 개칭됐다고 한다. 사성암 법당인 약사전에는 고려 초기 작품인 마애여래입상(전남유형문화재 제220호)이 있다. 약 25m의 기암절벽에 음각으로 새겨져 있으며, 왼손에는 약사발을 들고 있다.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
/구례=이진택 기자 lit@kwangju.co.kr
지난 8일 오후 1시께 해발 531m 높이의 구례군 문척면 오산 사성암에 소 10여마리가 나타났다.
소들은 대웅전 마애약사여래불이 있는 유리광전 앞마당에서 풀을 뜯어 먹거나 휴식을 취했다.
사성암 관계자는 “소 주인이 다른 주민들의 연락을 받고 1시간쯤 지나 사성암에 찾아와 소들을 인솔해 데려가기까지 정말 얌전히 절에서 쉬다가 떠났다”고 말했다.
소떼는 사성암 인근 축사를 탈출해 해발 531m 높이에 위치한 사성암까지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3㎞가량을 올라왔다. 이 소들은 구례 섬진강 지역에 내린 폭우로 축대가 무너지자 놀라 축사를 뛰쳐나온 뒤 피난 행렬을 한 것으로 보인다.
소떼의 ‘사성암 피신’ 소식이 알려지면서 구례 오산 사성암이 주목받고 있다.
이 절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더킹 : 영원의 군주’의 촬영지이다. 2회에서 이림(이정진)이 단청을 칠하는 사찰이 바로 ‘구례 사성암’이다. 드라마 ‘추노’와 ‘토지’, 영화 ‘군도’에서도 등장했다. CNN이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사찰 33’에 선정됐다.
기암절벽 위에 절묘하게 자리 잡은 사성암은 경관이 뛰어나 국가문화재 명승 제111호로 지정됐다. 사성암이 위치한 오산(鰲山)은 해발 530m로 그리 높지 않지만, 암자에 오르면 구례의 들녘과 섬진강, 지리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사찰이다. 사성암은 여느 절과는 달리 넓은 마당이 없다. 대신 가파르게 올라가는 돌계단이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사성암은 백제 성왕 22년(544)에 연기조사가 건립했다고 전해진다. 오산암이라 불리다가 이 곳에서 원효·의상·도선·진각 등 4명의 고승이 수도했다고해서 사성암으로 개칭됐다고 한다. 사성암 법당인 약사전에는 고려 초기 작품인 마애여래입상(전남유형문화재 제220호)이 있다. 약 25m의 기암절벽에 음각으로 새겨져 있으며, 왼손에는 약사발을 들고 있다.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
/구례=이진택 기자 lit@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