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시장에 부는 ‘동물복지’ 바람
2020년 07월 23일(목) 00:00
‘미닝아웃’ 소비 확산에 동물복지 식품 매출 20% 이상 증가
농식품부 조사, 동물복지 식품 구매하겠다 응답 59.9% 차지

이마트 무항생제 영계

자신의 신념에 따라 소신 있는 소비를 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 경향이 주를 이루면서 동물복지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22일 광주지역 4개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한 달 동안 동물복지 식품 매출은 1년 전 보다 24.4% 증가했다.

이들 매장에서 동물복지 달걀 매출은 34.8% 증가했고 동물복지 돈육도 26.3%라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삼복더위를 앞두고 동물복지 닭고기 매출도 12.1% 뛰었다.

동물복지 축산물은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에서 생산된 제품을 말한다. 동물복지 농장은 동물이 본래의 습성 등을 유지하면서 정상적으로 살 수 있도록 관리하는 축산농장을 뜻한다. 이 인증제는 지난 2012년 산란계를 대상으로 처음 도입된 뒤 양돈(2013년), 육계(2014년), 한우·육우, 젖소, 염소(2015년), 오리(2016년) 등 총 7개 축종으로 확대·시행되고 있다.

대형마트 등 유통가는 동물권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다양한 동물복지 축산물을 내놓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5월부터 모든 점포에서 무항생제 인증 생닭(토종닭 제외)만을 판매하고 있다.

‘동물복지 계란’도 전품목 무항생제 인증 상품으로 품질을 한 단계 높였다. 동물복지 계란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산란계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계란으로, 바닥면적 1㎡당 성계 9마리 이하의 사육 밀도를 포함한 약 140개의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또 초복(16일)을 앞둔 지난 9일부터는 대형마트 최초로 ‘무항생제 영계’를 선보였다.

무항생제 영계는 외부 오염물질과의 접촉 없이 약 30일 동안 건강하게 자란 닭이다. 일반적인 무항생제 계육 농가들은 영계보다 크기가 크고 평균 사육기간이 2~5일 가량 짧은 일반 닭을 키우기 때문에 ‘무항생제 영계’를 대형마트에서 접하기는 쉽지 않았다.

임승현 이마트 계육 구매 담당자(바이어)는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여름보양식을 더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며 “이에 폭염에 기력을 보충하며 건강도 지킬 수 있는 무항생제 영계를 대형마트 최초로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동물복지 닭고기 매출도 2018년과 지난해 모두 전년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지난해 동기 대비 20.5% 늘었다.

한편 전남지역 동물복지 인증 축산농장은 지난해 말 기준 25곳으로, 전국 262개 농장의 9.5%를 차지한다. 축종별로 보면 산란계 16곳, 육계 8곳, 양돈 1곳 등이 있다.

지난해 농식품부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격이 비싸더라도 동물복지 식품을 사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59.9%를 차지했으며, 동물복지 식품을 구매한 사람의 25.3%는 동물복지에 기여하는 보람을 느꼈다고 답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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