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대신 쇼핑몰’ 친환경농산물 새 판로 찾다
2020년 07월 20일(월) 00:00
정부·지자체·농협 등 판로 찾기 나서며 농산물 가격 회복
전남농협꾸러미 쇼핑몰·NH친꾸 개설…온라인 구매 가능

남도장터 상품 포인트로 구매 가능해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은 ‘나들이 꾸러미’. <농협 전남본부 제공>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급식 판로가 막힌 친환경농산물 농가가 온라인 쇼핑몰과 배송 판매를 만나 소비가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지자체의 대체 판로 확보 노력도 있었지만 농산물 안전에 대한 민간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현안분석 보고서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중단 대응과정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 6월8일 기준 전남도가 친환경농산물 대체 판로 확보 등을 통해 농가를 지원한 실적은 291t으로 집계됐다.

전남도는 전남 농산물 쇼핑몰 ‘남도장터’를 통해 공동구매 캠페인을 벌이거나, 롯데백화점 호남충청지역, 육군 제31보병사단, 위메프 등과 손잡고 친환경농산물 소비 촉진에 나섰다.

같은 기간 동안 지자체별 친환경농산물 지원 현황은 전남 291t, 경기 105.2t, 충북·충남 156.3t, 경북 40.4t, 경남 37t, 강원 3t 등 총 632.9t이다.

전남지역 지원 실적은 전체의 46% 정도를 차지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자체 지원을 포함해 정부가 친환경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지원한 현황을 공동구매(547.5t), 판촉행사(579.7t), 대체 판로 지원(383t), 자가격리자 지원(179.6t) 등 총 1689.7t으로 집계했다.

친환경농산물의 경우 학교급식이 유통에서 차지하느 비중이 39%에 달해 개학 연기로 인한 피해가 컸다.

농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학교급식이 중단될 때 저장을 하지 못해 처리가 시급한 친환경농산물을 51개 품목으로, 1주에 약 203t 수준이 소비처를 찾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학교급식 물량이 일반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친환경농산물 가격은 지난 3월 하순까지 급격히 하락했고, 일부는 일반 농산물 가격 수준으로 판매됐다.

하지만 대체 판로를 찾으려는 지자체·농협 등의 노력과 소비자 인식 변화로 친환경농산물 가격은 4월 초순부터 상승했고, 지난 5월 중순 이후 평년 대비 가격을 회복했다.

농협 전남지역본부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시범사업으로 펼치는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나주시 산포면에 있는 농협 호남권친환경종합물류센터는 지난 3월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사업’ 첫 택배를 시작했다.

이 사업을 통해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안전한 친환경농산물이 나주, 순천, 장성, 신안, 해남 등 5개 시·군 지역 임산부에 1년간 공급된다. 지원사업에 선정된 임산부는 1인당 연간 48만원 상당 친환경 농수축산물을 공급받게 된다.

올해는 순천 1928명, 나주 995명, 해남 597명, 장성 385명, 신안 22명 등 4127명의 임산부가 꾸러미사업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전남지역 초·중·고, 특수학교 학생들에게는 ‘농산물꾸러미 지원사업’으로 친환경농산물이 제공되고 있다.

전남도와 전남도교육청, 농협 호남권친환경농산물종합물류센터는 학교급식 중단으로 집행하지 못한 무상급식비 예산을 활용해 1인당 4만원 상당을 남도장터 상품구매 포인트로 지급했다. 포인트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 가운데 삼겹살, 쌈채소, 상추, 깻잎, 후식용 방울토마토 등으로 구성된 ‘나들이꾸러미’가 학부모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달 초에는 ‘전남농협꾸러미 쇼핑몰’(nhjeonnammall.co.kr)과 모바일 앱 ‘NH친꾸’가 개설돼 온라인 판로도 넓혔다.

농산물 정기구독 서비스인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를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해당 쇼핑몰에서는 한 달 1회 3만9000원 한도로, 필요한 친환경 농산물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

농협 전남본부는 출시를 기념해 오는 9월30일까지 연회원 가입 고객에게 친환경 에코백과 구매포인트 3000원을 제공한다.

김석기 전남본부장은 “전남농협꾸러미 쇼핑몰이 소비자에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친환경 농산물 유통을 선도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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