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유구역 지정과 광주 발전
2020년 06월 29일(월) 00:00

이봉수 현대계획연구소장

지난 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광주광역시, 울산광역시, 경기도 시흥시를 새로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로 인한 국내외 투자 약 8조 원, 고용 유발 13만 명, 부가가치 유발 9조 원 등 수십조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경제자유구역이란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지정되는 특별경제구역을 말한다. 2003년 인천을 시작으로 부산, 진해, 광양만권, 황해, 대구·경북, 충북, 동해안권에 조성·운영되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지정된 광주에서는 AI를 중심으로 생체 의료와 스마트 에너지가 집중적으로 육성될 계획이다. 광주 경제자유구역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9000억 원, 2022년부터 2027년까지 6000억 원 등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총 1조6000억 원의 투자 유치를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통한 경제적 효과는 생산 유발 10조3000억 원, 고용 유발 5만7000명, 부가가치 유발 3조2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광주시가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해 준비한 시간을 봤을 때 이번에 지정될 수 있었다는 사실은 개인적으로는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과거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많은 행정 절차와 평가 등으로 긴 시간이 요구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렇게 빠른 시일에 이루어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광주시 투자유치과 등 행정 부서에서 대단한 능력을 발휘하지 않았나 싶다. 참여하신 모든 관계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노동·경영 관련 규제 특례가 적용되고 투자 규모에 따라 지방세와 관세가 감면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제공되고 각종 인프라 구축 비용도 지원한다. 이외에도 입주 기업에 대해선 파견 근로자에 대한 업종을 확대하고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해 고용 부담을 덜어준다. 다만 이러한 혜택은 성과가 좋았을 경우에만 해당된다. 성과가 부진하면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해제되고 특혜도 중단된다. 새만금 군산경제자유구역과 광양만권 율촌3산단 경제자유구역이 지정 해제된 예다.

이번 광주 경제자유구역은 기존에 지정된 구역과 차별화된 점이 있다. 기반 조성과 기업 유치와 같은 부분에서 이미 조성되었거나 되고 있는 산업단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성과를 내는 데 많은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제2차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을 보면 과거엔 해외 투자 자본과 기술의 적극적인 유치를 통해 침체된 지역경제의 성장과 국가발전을 위해 경제자유구역을 도입하여 시행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대내외의 여건 변화로 인해 기지정된 경제자유구역 성장이 한계에 봉착되어 있어 외국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외 기업 구분 없이 혁신 성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업에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수정되었다. 국내 기업 투자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외국 투자 기업 세제 혜택도 부활시키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러한 변화된 정책의 방향은 국내외 혁신형 기업 비즈니스 거점 육성, 일자리 진화형 사업생태계 조성,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대표되는데 광주시가 밝혀 온 노사 상생의 기업 환경, 혁신 인프라, 미래산업 육성 지원과 일치된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경제자유구역의 변화된 방향성에 따라 광주는 현재 상황과 부합하면서도 새롭게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혁신 성장 거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는 AI, 미래형 자동차, 에너지신산업 등 미래 혁신 성장 산업에 대한 육성 계획의 고도화와 이를 선도할 수 있는 앵커 기업 투자 유치 촉진, 혁신 클러스터의 핵심인 혁신 주체를 위한 지원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외 기업 투자 유치를 조속히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광주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한 지역경제 효과로는 광주형 일자리라 불리는 지역 주도 노사 상생형 일자리 창출과 확산 그리고 국가 주도 미래 전략산업인 AI 기반 융복합 생태계 거점 역할을 통한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AI 기반 기술 등의 적용을 통해 첨단 고부가가치 제조업의 비중을 확대하여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의 발표처럼 광주 경제자유구역의 지정에 따라 국내외 기업의 산업 집적 효과가 본격적으로 발현되는 2024년 이후부터는 산업구조의 변화를 통한 미래형 산업 중심으로 광주가 국내를 넘어 국제적으로 활약하는 산업지구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더불어 첨단 광주 이미지의 제고도 함께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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