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어머니들의 40년 詩와 노래가 되다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 오월 어머니 15명의 삶 15명 시인이 시와 에세이로
가사집 ‘어머니의 노래’ 발간...오늘 옛 전남도청서 북 콘서트
2020년 05월 27일(수) 00:00
어떻게 평범한 개인이 역사의 한복판에 선 투사가 됐을까? 40년 가까운 투쟁의 시간, 어머니들의 잃어버린 청춘은 무엇으로 보상 받아야 하는가?

1980년, 국가폭력에 의해 삶이 만신창이가 돼버린 ‘오월 어머니’들의 가슴에는 피멍이 들어 있다. 오월 어머니들은 40년이라는 지난한 시간 동안, 숨이 멎을 듯한 고통과 슬픔을 견뎌냈다.

위의 ‘나비’라는 시에는 참혹한 순간순간을 인내하며 살아온 오월 어머니들의 한과 슬픔이 응결돼 있다. 그러나 절망과 어둠에만 침잠해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젠가는 “여린 날개로/ 머뭇거리는 미몽 같은/ 어둠을 찢는” 그래서 “나비로 날아오”는 부활의 시간을 희원한다.

5·18 40주년을 맞아 오월 어머니들의 삶을 노래로 만든 가사집 ‘어머니의 노래’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

이번 가사집은 (사)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문화원과 협업으로 진행한 결과물로 오월 어머니들 15명의 40년 인생이 담겨 있다. 지난해 9월부터 광주전남작가회의 소속 여성작가(시인)들과 15명의 어머니가 1대 1 매칭으로 구술을 진행했다. 각각의 어머니의 이야기에는 모두 5편의 에세이와 1편의 시(노랫말)가 실려 있다.

오월 어머니들은 지난 2018년 옛 전남도청 원형 복원을 위해 투쟁을 했던 분들로, 5·18이라는 현대사의 비극을 온몸으로 겪은 역사의 증인들이다. 또한 5월 항쟁 당시 자식을 잃었거나, 남편을 잃었거나 아니면 다양한 트라우마를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가사집 ‘어머니의 노래’를 기획한 이현미 민예총 사무처장은 “70~80세 고령이 된 어머니들의 삶이 치유의 삶으로 바뀌기를, 그리고 이제 투쟁은 우리가 할 터이니 조금은 즐거운 여생을 누리길 원하는 간절한 마음에서 작업을 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담에 참여한 오월 어머니들은 김길자·김옥희·김점례·김정자·박유덕·박행순(박관현 열사 누나)·박형순·원사순·이근례·이명자(5월어머니집 관장)·이향란·임근단·임현서·정동순·추혜성 어머니 등 모두 15명이다.

어머니들을 인터뷰한 작가들은 고영서·박인하·이재연·조남희·강회진·유은희 시인 등 모두 15명이다.

책에는 구술 당시의 인터뷰 사진, 유족들의 유픔 등 어머니들의 삶을 보여주는 사진들도 첨부돼 있다.

김지원 시인은 ‘김점례, 당신은 숭고한 오월 어머니이십니다’라는 에필로그에서 “자식을 낳아 내 살과 뼈를 녹여 젖을 먹여 키우고 나날이 커가는 모습을 보고 뿌듯해하던 어미로서 그녀의 고통을 상상할 수 없다. 가슴을 쥐어뜯으며 피를 흘리며 살왔을 그녀의 세월이 아프다”고 말했다.

박형순 어머니와 인터뷰를 했던 이재연 시인도 “5·18을 직접적으로 체험하지 않았지만 어머니의 삶을 통해 당시의 역사가 체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어머니들도 몸소 겪은 체험을 구술하는 과정에서 상흔이 치유가 되길 바란다” 고 밝혔다.

한편 27일 오후 3시 아시아문화전당 내 옛전남도청별관에서 책 나눔 북 콘서트가 열린다. 경과보고, 시낭송, 싸인 퍼포먼스, 극단 깍지의 ‘어머니의 노래’ 축하 공연이 예정돼 있다.

행사장에 참석한 이들을 위해 책을 증정하는 나눔의 시간도 마련돼 있다. 아울러 행사장 한켠에는 책 발간 기념으로 민예총이 제작한 “어머니의 안부를 묻는 일은 광주의 안부를, 민주주의 안부를 무는 일입니다”라는 안부엽서가 전시될 예정이다.

이날 모든 행사는 어머니들이 고령인데다 코로나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간결하고 짧게 진행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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