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 중단 3년 한빛원전 과연 안전한가
2020년 05월 21일(목) 00:00
영광 한빛원전은 부실시공의 대명사처럼 여겨진다. 모두 6기 중 절반인 3기가 부실시공으로 인해 가동 중단 상태이거나 공극이 발견돼 예방 정비를 받고 있으니 그럴 만하다.

한빛 4호기는 2017년 5월 가동을 중단한 이후 3년째, 한빛 3호기는 2018년 5월 이후 2년째 가동을 못하고 있다. 3·4호기의 격납건물에서 대형 공극(구멍)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발견된 공극만 264개로 전국 원전에서 발견된 공극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원전의 격납건물 두께는 1m20㎝~1m60㎝ 인데 4호기에선 깊이가 1m57㎝에 달하는 공극도 발견됐다. 최근에는 한빛 5호기의 원자로 헤드에서 미세 균열 등이 발견돼 운영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측이 예방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부실시공의 흔적이 끊이지 않고 발견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수원이 주민 안전을 위한 근본적인 처방을 내놓기보다는 재가동을 위한 명분 쌓기에만 골몰하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현재 한빛 3·4호기에 대한 구조건전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공극이나 철근 노출 등 현재 상태의 구조물이 설계기준을 만족하는지 평가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보수 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시민단체 ‘핵 없는 세상을 준비하는… 광주비상회의’는 구조 건전성 평가를 두고 재가동 명분 쌓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더구나 구조건전성 평가를 부실시공 책임자인 설계·시공 당사자들이 한다는 것은 객관성 측면에서 납득하기 힘들다.

최근 밑그림이 나온 정부의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한빛 3호기는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폐쇄될 국내 11기의 원전 가운데 하나로 포함됐다. 정밀 조사를 거쳐야겠지만 만약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면 빠른 시일 내에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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