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은 당신들의 머슴이 아니다
2020년 05월 19일(화) 00:00 가가
비록 타지에서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 입주민의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어느 아파트 경비원의 죽음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유서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던 경비원 최 모 씨는 극단적인 선택에 앞서 녹음 파일까지 남긴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YTN 보도에 따르면 이 경비원은 ‘음성 유서’를 통해 입주민의 폭언과 폭행에 극심한 공포심을 느꼈던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XXX 씨라는 사람한테 맞으면서 약으로 버텼습니다. 진짜 밥을 굶고 정신적인 스트레스, 얼마나 불안한지 알아요?” 머슴 취급을 받으며 입주민으로부터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고 설명하는 대목에선 목소리는 떨렸고, 흐느낌은 더욱 커졌다. “입주민의 얼굴만 봐도 무서웠다”고 토로한 그는 “가해자인 입주민이 반드시 처벌받게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힘이 되어 준 주민에 대한 고마운 마음은 잊지 않았다. “○○ 엄마, 도와줘서 고마워요.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내 저승 가서라도 꼭 그 은혜 갚겠습니다. ○○ 엄마 아빠, ○○슈퍼 누님, ○○○○호 사모님, 정말 그 은혜 꼭 갚겠습니다.”
이토록 선량한 우리의 이웃을 누가 죽였는가.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에 거주 중인 한 입주민도 최 씨에 대해 “자기 가족인 것처럼 매번 주민들을 위해 희생하시는 성실한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장한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 주세요’라는 글에는 지난 주말까지 40여 만 명이 동의했다.
그동안 언론에는 아파트 경비원들의 수난이 끊이지 않고 보도됐다. 그러나 입주민들의 갑질은 여전히 계속됐고 경비원들은 갑질에 시달리면서도 해고될까 두려워 신고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용역업체 등을 통한 계약직 신분이기 때문이다. ‘갑질 방지법’ 제정이 절실하다.
그동안 언론에는 아파트 경비원들의 수난이 끊이지 않고 보도됐다. 그러나 입주민들의 갑질은 여전히 계속됐고 경비원들은 갑질에 시달리면서도 해고될까 두려워 신고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용역업체 등을 통한 계약직 신분이기 때문이다. ‘갑질 방지법’ 제정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