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검 대신 문화 싣고 다시 등장한 ‘오월수레’
2020년 05월 07일(목) 00:00
주목 ! 5·18 이 행사
오월길문화기획단 ‘달콤’
5·18 사적지 5곳 5.18㎞
예술가 등 40여명 수레 끌며
공연·퍼포먼스…온라인 중계도
보수단체 집회 막아선 오월단체

6일 오후 5·18기념재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려던 보수단체 회원에게 한 시민이 삿대질을 하며 항의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오월 수레’가 40년만에 다시 광주시 금남로 도로 위에 모습을 드러낸다.

1980년 5월20일, 시민군들이 광주역에서 총을 맞고 숨진 2명의 주검을 수레에 싣고 금남로를 지나 전남도청 앞으로 이동하며 계엄군의 만행을 시민들에게 알렸던 수레가 예술로 승화돼 40년 만에 시민들 앞에 나타난다.

6일 ‘오월길문화기획단 달.COMM’(이하 ‘달콤’)에 따르면 광주 지역출신 예술가(음악, 미술, 무용, 연극 등)들이 5·18항쟁 40주년을 맞아, 오는 23일 수레를 끌며 5·18 사적지 5곳 5.18㎞를 도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달콤은 40주년을 맞아 지역출신 예술가 20여 명을 비롯해 유튜브 촬영팀, 스탭 등 총 40명이 수레를 끌며 오월길을 누비는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동하며 관람할 수 있는 형태의 ‘이동형 공연’과 실제 일어난 장소에서 펼쳐지는 ‘장소특성형’ 무대를 구현,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함인데, 이 행사는 5·18민중항쟁위원회에 달콤측이 국민아이디어로 신청해 선정된 것이다.

570여만 원의 예산을 확보한 달콤은 4개의 퍼포먼스 팀을 구성해 5개의 사적지에서 공연을 진행한다.

가로720㎜·세로1050㎜·높이600㎜크기의 손수레를 구입해 이동식 음향과 퍼포먼스 현수막 등을 이용해 시민들과 공감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달콤은 광주정신이 퇴색해가는 현재, 오월길 위에서 5·18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미래세대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예술로 승화시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오는 23일 오후 2시30분 5·18민주화운동의 불씨가 된 전대 정문에서 30분간 퓨전 국악밴드의 통기타 공연을 연 뒤, 광주역으로 향한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시민과 계엄군 사이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져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역에서는 수레에 그래피티(낙서처럼 긁거나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그리는 그림)로 드로잉공연을 벌인다.

이후 옛 버스터미널이 있던 대인지하차도로 이동해 계엄군의 과잉진압을 알리기 위험을 무릎 쓰고 시외로 나갔던 사람들, 그들에 의해 5·18이 전남 전역으로 알려진 사실을 기념하기 위한 마술 공연을 펼친다. 잠시간의 휴식을 거친 뒤, 대인시장으로 이동해 5·18당시 나눔의 상징인 주먹밥을 직접 만들고 나눠 줬던 나눔정신을 기념할 K-POP공연을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금남로를 거쳐 5·18 민주광장으로 옮겨 오후 5시18분 도청에서 울려 퍼지는 ‘임을 위한 행진곡’에 맞춰 퍼포먼스를 벌이고 묵념으로 모든 행사를 마무리 한다.

모든 행사가 끝난 뒤에는 이날 행사에 사용한 손수레를 파지를 줍는 등 생활이 힘든 소외계층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행사를 기획한 김상훈씨는 “40주년이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행사의 실행여부가 마지막까지 결정되지 않아 준비 자체가 어려웠다”면서 “결국 유튜브로 행사를 실시간 전송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게 됐지만,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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