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수 “우주공간처럼 미스터리한 인물에 끌려”
2020년 04월 27일(월) 18:05 가가
넷플릭스 공개 영화 ‘사냥의 시간’ 출연
한탕 노린 네 청년을 쫓는 사냥꾼 역
액션장면 위해 총기 사용법 훈련 받아
한탕 노린 네 청년을 쫓는 사냥꾼 역
액션장면 위해 총기 사용법 훈련 받아
희망이 사라진 가까운 미래, 한탕을 노린 후 도주하는 네 청년을 추적하는 한 명의 사냥꾼. 이 사냥꾼은 마치 맹수처럼 먹잇감을 쫓는다. 그의 정체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사냥을 즐기는 무자비함과 미스터리함이 사냥꾼의 특징이다.
넷플릭스로 공개된 영화 ‘사냥의 시간’ 한 이야기다. 한을 연기한 배우 박해수(39)는 최근 화상으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서 나오지 않은 한의 과거를 직접 이야기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은 전쟁에 참전한 군인이었고 전쟁 트라우마를 갖고 있죠. 삶과 죽음밖에 없는 인물이에요. 그것이 한이 사냥감을 쫓는 이유가 되죠. 다시 삶으로 돌아왔을 때의 평온함에 대한 두려움, 그것을 죽어있는 상태로 생각해요. 사냥감을 발견하자 그의 심장이 뛰게 돼요.” 불친절하다고 느낄 정도로 영화에서는 설명되지 않는 한의 미스터리함을 박해수는 “우주 공간 같았다. 그래서 끌렸다”고 말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의 안톤 시거를 참고하긴 했는데, 한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에요. 움직이는 동기와 행동 자체가 다르죠. 영화 안의 서스펜스 요소가 되는 인물을 계속 연기해야 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그러면서도 신기한 경험이었죠.”
이런 한을 연기하기 위해 박해수는 유난히 고독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밤이 배경인 장면이 대부분이고, 한은 어둠 속에서 나타날 때가 많죠. 그래서 다른 배우들과 떨어져 거의 혼자 있었어요. 한은 외롭고 고독한 존재인데, 단순히 고독하다고 느끼는 정도가 아니라 외로움이 흡수된 상태여야 할 것 같았어요.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니 외롭고 힘들었나 봐요.”
액션 장면을 위해서는 옷에서 나는 냄새까지 신경 썼다.
“총기 액션은 특수부 요원에게 오래 교육을 받았고 총기 사용법도 훈련했죠. 표현되지는 않을지언정 한의 옷에서 타는 냄새가 배어있길 원했죠.”
전작 ‘양자물리학’(2019)의 유쾌한 모습과 180도 다른 인물이지만, 박해수는 “연기 변신까지는 아니다. 한 사람이 가진 다양한 면을 보여드리는 것 같다”며 “그냥 나에게 주어지는 감독의 세계관에 들어가라고 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극장 개봉을 하려던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기까지 법정 공방이라는 우여곡절이 있었던 데 대해서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것의 장점도 많다. 더 많은 시청자가 영화를 여러 번 볼 수 있다”며 “앞으로 시장이 많이 바뀔 것 같다. (‘사냥의 시간’이) 작은 신호탄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평가했다.
“영화를 처음 볼 때는 쫓고 쫓기는 순간순간의 호흡을 느끼고 다시 볼 때는 인물에게 어떤 과거가 있고 그 인물이 어떤 동기로 움직이는지를 생각하면서 보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한편 윤성현 감독 이번 신작 ‘사냥의 시간’은 오랜 기다림 끝에 세상에 나왔다. 2011년 데뷔작 ‘파수꾼’ 이후 9년 만이다. 완성되고도 공개까지는 ‘고난의 시간’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 행을 택하면서 법정 공방에 휘말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서다.
언급한 대로 이 작품 배경은 희망이 사라진 도시다. IMF 금융위기가 닥치고, 거리에는 정리해고를 규탄하는 시위대 구호가 울려 퍼진다. 그라피티로 가득한 빈민가는 노숙자가 넘쳐나고, 청년들은 범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낯설면서도 낯익은 광경들이다. 설정은 가까운 미래지만, ‘헬조선’이라 불리는 현실을 풍자했음을 알 수 있다.화상으로 만난 윤 감독은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국 관객이 제 영화를 본다고 생각하니, 설레고 겁도 난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윤 감독은 “청년 세대가 한국 사회를 지옥에 빗댄 것을 보고 우화적인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생존에 관한 은유가 담긴 영화”라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한은 전쟁에 참전한 군인이었고 전쟁 트라우마를 갖고 있죠. 삶과 죽음밖에 없는 인물이에요. 그것이 한이 사냥감을 쫓는 이유가 되죠. 다시 삶으로 돌아왔을 때의 평온함에 대한 두려움, 그것을 죽어있는 상태로 생각해요. 사냥감을 발견하자 그의 심장이 뛰게 돼요.” 불친절하다고 느낄 정도로 영화에서는 설명되지 않는 한의 미스터리함을 박해수는 “우주 공간 같았다. 그래서 끌렸다”고 말했다.
“밤이 배경인 장면이 대부분이고, 한은 어둠 속에서 나타날 때가 많죠. 그래서 다른 배우들과 떨어져 거의 혼자 있었어요. 한은 외롭고 고독한 존재인데, 단순히 고독하다고 느끼는 정도가 아니라 외로움이 흡수된 상태여야 할 것 같았어요.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니 외롭고 힘들었나 봐요.”
액션 장면을 위해서는 옷에서 나는 냄새까지 신경 썼다.
“총기 액션은 특수부 요원에게 오래 교육을 받았고 총기 사용법도 훈련했죠. 표현되지는 않을지언정 한의 옷에서 타는 냄새가 배어있길 원했죠.”
전작 ‘양자물리학’(2019)의 유쾌한 모습과 180도 다른 인물이지만, 박해수는 “연기 변신까지는 아니다. 한 사람이 가진 다양한 면을 보여드리는 것 같다”며 “그냥 나에게 주어지는 감독의 세계관에 들어가라고 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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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의 시간’ |
“영화를 처음 볼 때는 쫓고 쫓기는 순간순간의 호흡을 느끼고 다시 볼 때는 인물에게 어떤 과거가 있고 그 인물이 어떤 동기로 움직이는지를 생각하면서 보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한편 윤성현 감독 이번 신작 ‘사냥의 시간’은 오랜 기다림 끝에 세상에 나왔다. 2011년 데뷔작 ‘파수꾼’ 이후 9년 만이다. 완성되고도 공개까지는 ‘고난의 시간’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 행을 택하면서 법정 공방에 휘말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서다.
언급한 대로 이 작품 배경은 희망이 사라진 도시다. IMF 금융위기가 닥치고, 거리에는 정리해고를 규탄하는 시위대 구호가 울려 퍼진다. 그라피티로 가득한 빈민가는 노숙자가 넘쳐나고, 청년들은 범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낯설면서도 낯익은 광경들이다. 설정은 가까운 미래지만, ‘헬조선’이라 불리는 현실을 풍자했음을 알 수 있다.화상으로 만난 윤 감독은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국 관객이 제 영화를 본다고 생각하니, 설레고 겁도 난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윤 감독은 “청년 세대가 한국 사회를 지옥에 빗댄 것을 보고 우화적인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생존에 관한 은유가 담긴 영화”라고 소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