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 문화가 되다
2020년 04월 14일(화) 00:00

[조서희 광주대 문예창작학과 2년]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패션’이란 단순한 옷차림 그 이상을 뜻한다.

회사 면접에는 깔끔한 무채색의 정장을, 결혼식에는 화사하면서도 신랑·신부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단정한 옷을 택한다. 옷은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현대의 소통 매체로 자리매김 했다.

이러한 사람들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의류 업체들은 철마다 최신 유행 스타일이 반영된 옷을 비교적 싼값에 내놓고 있다. 이를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라고 한다.

패스트 패션이 성행함에 따라 의류와 신발은 매년 6000만t 넘게 만들어진다. 많은 옷이 만들어지는 게 마냥 좋은 일일까?

패션 산업은 알려지지 않은 환경 오염의 주범이다. 생산 과정에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 가까이를 배출함과 동시에 전 세계 산업용 물 사용량의 20%를 사용한다.

목화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살충제도 전 세계 농약 사용량의 20%이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6000만t의 옷은 30%만 팔린 채 나머지 70%는 쓰레기 매립장으로 향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일 년에 약 7만 2000t의 옷이 버려진다. 이렇게 버려진 옷들은 매장되지 않은 채 소각되어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내고 있다.

다행인 것은 환경 오염의 심각함을 깨달은 패션 업계가 친환경 패션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Patagonia)’는 현재 생산하는 모든 옷의 50%가 재생 소재이며, 오는 2025년까지 100%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타고니아에서 제작하는 옷의 소재는 최소 10년 이상 입을 수 있도록 선정한 10가지 재생 소재다. 옷 태그에도 환경 오염에 대한 메시지를 써놓고 있다.

다른 유명 브랜드인 ‘노스페이스’ 또한 500ml 페트병 약 370만 개를 재활용한 ‘에코 플리스 컬렉션’을 선보였다. ‘케이투(K2)’의 경우 버려진 폐페트병에서 추출한 재생 폴리에스터 원사를 사용해 만든 친환경 ‘시그니처 플리스 재킷’을 출시했다.

이렇듯 다양한 의류 브랜드에서 친환경 소재 개발과 재사용 가능한 의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친환경 소재로 만든 옷은 비싼 거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SPA 브랜드인 ‘H&M’에서 지속 가능한 패션으로 내놓은 ‘컨셔스 라인(concious line)’은 전부 십 만원이 넘지 않는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환경과 가성비를 동시에 챙긴 것이다.

소비자들도 무분별한 소비가 아닌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를 하고 있다. 자연에서 분해되는 재료로 만드는 친환경 가방인 에코백과 씻어서 사용 가능한 텀블러는 지난 몇 해 동안 유행을 넘어선 하나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처리하는 방법도 친환경적으로 바뀌었다. 매년 많은 양의 옷과 가방, 신발 등이 기부 물품으로 들어오며 인터넷을 통한 중고 거래 또한 활발하다.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아나바다 운동(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 쓰고 운동)’의 재탄생이다.

이뿐만 아니다. 소비자는 가정에서 친환경 세제를 쓴다. 모두가 알다시피 세제는 환경 오염의 큰 비중을 차지해왔다. 특히 섬유를 부드럽게 하고 좋은 향기가 나게 하는 섬유 유연제에서 환경을 파괴하는 미세 플라스틱이 나온다는 사실이 퍼지자 각종 업계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가지 않은 세제를 제작·판매하고 있다.

인간의 욕심은 자연의 파괴로 돌아온다. 패션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도 좋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패션을 선보이는 건 어떨까? 명품을 두르거나 화려한 색으로 치장하지 않고, 친환경 소재와 재생 가능한 옷을 입고 있는 당신이 더 멋진 패션의 선두 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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