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한 달 간 코로나19 확진자 ‘0’ … 지역내 감염 철벽 방어
인구 150만 대도시 유례 없는 성과 … 전 세계가 주목
전문가들 “민관대책위 구성·성숙한 시민의식도 한몫”
2020년 04월 07일(화) 19:40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 방지를 위해 육군31보병사단 장병들과 광주 북구청 직원들이 광주역에서 시설 내·외부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인구 150만명에 육박하는 대도시 광주에서 한 달 동안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광주에선 지난달 8일 이후 해외입국자와 접촉자를 제외하곤 지역내 감염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다. 이는 국내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섬 지역인 제주도를 제외하곤 유일하다.

방역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가 발생한 대도시 중 한 달 간 확진 환자가 발생하지 않는 사례를 찾기 힘들다”면서 “다만 아직 안심은 금물이며, 코로나19가 종료되면 세계적 유행 속에 한 달 동안 감염을 막아낸 광주의 사례를 연구해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7일 광주시 등 방역 당국에 따르면 광주에선 지난 8일 코로나19에 감염된 신천지 전도사와 접촉한 신도 A(25)씨가 광주 15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이날 현재까지 지역 내 감염은 없다. 다만 이 기간 해외유입자와 관련자만 확진 판정을 받았을 뿐이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달동안 지역 내 감염 ‘0’건은 극히 이례적인 사례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일부에선 이를 놓고 광주와 타 지역간 교류가 적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지만, 하루평균 10만명이 넘는 사람이 광주와 수도권 등 전국을 오고가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다는 분석이다.

방역 전문가들은 우선 정부로부터도 호평을 받은 광주시의 모범적인 방역 시스템에 주목한다. 전염성이 높은 코로나19의 특성상 언제 어디서나 집단 감염사태 발생 가능성이 있지만, 선제대응을 통해 감염 확률을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가장 주목받는 조치 중 하나는 이용섭 광주시장의 특별지시로 신천지발 코로나19 발생 초기 타 지역과 달리 강요나 억압보다는 설득과 타협을 통해 신천지의 자발적 협조를 이끌어 낸 점이다. 시는 지난 2월 20일 신천지 교인 중 첫 확진자(광주 3번째)가 발생하자, 신천지 관계자를 대책 TF팀에 참여시켜 대구 교회 예배 참석 명단을 확보한 뒤 확진자 7명을 초기에 찾아내 격리조치하는 성과를 냈다. 광주는 전국에서 신천지 교인수가 가장 많은 곳이었지만, 당시 골든타임 확보에 성공하면서 대규모 지역사회 감염을 막아냈다.

전국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전문 의료진이 광주시장과 대등한 위치에서 참여하는 민관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점도 ‘신의 한수’로 꼽힌다. 3월 6일 출범과 동시에 정부 대응보다 한단계 높은 방역 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선제 대응을 통해 정부 지침상으론 놓칠 뻔 했던 14번째, 15번째 확진자를 사전 격리하는 성과 등을 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 같은 광주시의 대응 사례를 극찬하며 전국 대응 지침에 넣을 것을 지시 했다.

방역 전문가들은 광주시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에도 주목하고 있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나눔과 연대정신으로 똘똘 뭉쳐온 DNA가 이번에도 그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도 부족한 마스크를 고위험자인 어르신에게 선뜻 나눠주고 면 마스크를 만들어 이웃에 나누는 정신,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하면서도 상인을 돕기 위해 음식포장 운동을 실천하는 등 어려울수록 주변을 돕는 광주시민 특유의 DNA가 ‘코로나19’에 맞서는 동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민간전문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최진수 전남대학교 의대 명예교수는 “지원단에서도 한 달 동안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를 막아낸 광주의 사례를 들여다 보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광주시의 적극적인 방역 행정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는 성숙한 시민의식 외엔 설명할 길이 없다. 추후 연구해 볼 만한 사례”라고 말했다.

광주시 배강숙 감염병 관리 담당은 “코로나19는 현재 이 시간 광주도심 어디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이라면서 “그나마 다행인 점은 광주에서 아직까지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없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철저한 방역 행정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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