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이어가는 가마터, 천막 병동, 선별 진료소
2020년 03월 26일(목) 00:00 가가
WHO가 3월 11일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우리나라는 금년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대구·경북 지역 집단 감염으로 2월 23일부터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되었고, 한때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코로나19 확진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한 감염병 확산 예방을 위해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4월 6일로 연기되었다. 다행히 정부와 지자체, 의료계의 노력과 국민들의 협조로 인해 3월 5일부터 신규 확진자가 감소 추세에 있지만 아직도 각 지역에 산발적인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에서는 2월 4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3월 25일 현재 19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 연일 대책 회의를 하고 변경된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라 대상 환자는 선별 진료소에서 진료가 이뤄지며, 병원들의 대응 지침도 내려졌다. 이 모든 상황에서 시민의 안전을 위해 모범적으로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는 광주광역시와 광주시의사회, 그리고 국가 지정 격리 병상을 운영하며 수고하고 있는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 의료진을 포함한 이 지역 병의원 종사자 모두께 경의를 표한다.
우리 병원에서도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24시간 선별 진료소를 운영하며, 최근 해외 여행력이 있거나 의심 증상이 있는 분들은 즉시 선별 진료소로 이동해 진료하고 있다. 응급센터와 로비 주출입문 이외의 모든 출입문을 폐쇄하고 환자 면회를 금지했다. 또한 출입구에 24시간 발열 감지기를 설치하고 마스크 착용, 손 소독을 안내하며 비상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3월 5일부터는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되어 호흡기 환자의 외래 동선을 분리하고, 호흡기 안심 병동을 운영하며 지역의 건강 지킴이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권고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에 참여하며 사순절 기간에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면서 우리 병원 역사 속의 가마터와 천막 병동, 그리고 지금의 음압 선별 진료소로 이어지는 사랑에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115년 역사의 광주기독병원은 의료 시설이 열악했던 시기에 사랑과 인술의 전도사였다. 1909년 죽어가던 거리의 한센 환자를 후송해 온 ‘포사이트’ 선교사의 사랑이 있었고, 제중원 환자도 보호하고 데리고 온 한센 환자도 돌보기 위해 벽돌 굽던 빈 가마터에 격리 치료했던 ‘윌슨’ 선교사의 지혜가 어우러진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가 있다. 또 한국전쟁 이후 넘쳐나는 결핵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미군 부대 막사로 사용됐던 천막을 구해 이른바 천막 병동을 만들어 결핵 환자들을 격리 치료하고 환자의 입속 핏덩이를 입으로 빨아내기까지 했던 ‘카딩턴’ 선교사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다.
확진자가 다녀간 병원 또는 교회는 폐쇄되고 급기야 대한민국은 의료 재난에 직면해 있고 광주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온갖 루머는 사람들을 두렵게 할 뿐 아니라 심리적 위축이 지역 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 그러나 미리 겁먹고 두려움에 떨고 있으면 이것은 그리스도 신앙인의 자세가 아니라 생각한다. 물론 우리도 기본적인 수칙을 지키고 안전에 최선을 다해야 된다. 빨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고, 우리의 일상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를 기도하지만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것은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도리를 잃게 되는 것이다. 겉으로는 자비를 외치지만 ‘여리고로 내려가다 강도를 만난 이웃’의 비유처럼 저마다 합당한 핑계를 대고 강도 만난 자를 외면하는 이기적인 모습이 현재 나의 모습 또는 우리들의 모습이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확진자 몇 번이라고 호명되는 환자가, 단지 우리에게 공포의 바이러스를 옮겨 줄지도 모르는 어떤 불길한 번호가 아니라 나와 그리고 우리와 같은 가족 또는 동료일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대면한 이 바이러스 위기는 사실, 생활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나의 자세와 우리 신앙을 점검하는 기회이자 지역 사회 전체를 위하는 공공성과 남에 대한 배려를 보여주는 기회가 되길 소망해 본다.
115년 역사의 광주기독병원은 의료 시설이 열악했던 시기에 사랑과 인술의 전도사였다. 1909년 죽어가던 거리의 한센 환자를 후송해 온 ‘포사이트’ 선교사의 사랑이 있었고, 제중원 환자도 보호하고 데리고 온 한센 환자도 돌보기 위해 벽돌 굽던 빈 가마터에 격리 치료했던 ‘윌슨’ 선교사의 지혜가 어우러진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가 있다. 또 한국전쟁 이후 넘쳐나는 결핵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미군 부대 막사로 사용됐던 천막을 구해 이른바 천막 병동을 만들어 결핵 환자들을 격리 치료하고 환자의 입속 핏덩이를 입으로 빨아내기까지 했던 ‘카딩턴’ 선교사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다.
확진자가 다녀간 병원 또는 교회는 폐쇄되고 급기야 대한민국은 의료 재난에 직면해 있고 광주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온갖 루머는 사람들을 두렵게 할 뿐 아니라 심리적 위축이 지역 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 그러나 미리 겁먹고 두려움에 떨고 있으면 이것은 그리스도 신앙인의 자세가 아니라 생각한다. 물론 우리도 기본적인 수칙을 지키고 안전에 최선을 다해야 된다. 빨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고, 우리의 일상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를 기도하지만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것은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도리를 잃게 되는 것이다. 겉으로는 자비를 외치지만 ‘여리고로 내려가다 강도를 만난 이웃’의 비유처럼 저마다 합당한 핑계를 대고 강도 만난 자를 외면하는 이기적인 모습이 현재 나의 모습 또는 우리들의 모습이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확진자 몇 번이라고 호명되는 환자가, 단지 우리에게 공포의 바이러스를 옮겨 줄지도 모르는 어떤 불길한 번호가 아니라 나와 그리고 우리와 같은 가족 또는 동료일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대면한 이 바이러스 위기는 사실, 생활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나의 자세와 우리 신앙을 점검하는 기회이자 지역 사회 전체를 위하는 공공성과 남에 대한 배려를 보여주는 기회가 되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