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적 운영 돋보이는 고흥 노인일자리 사업
2020년 03월 20일(금) 00:00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전남의 모든 시·군이 노인 일자리 사업을 중단했다. 65세 이상 노인들은 상대적으로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만큼 이런 상황에서는 어찌 보면 당연한 조치다. 그런데 고흥군만이 유일하게 일부 노인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장이라도 그만두어야 하지 않느냐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흥군의 조치를 이해할 만하다. 고흥군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군민의 40%인 2만6천여 명에 달한다. 노인 인구 비율이 40%를 넘는 곳은 고흥이 전남에서 유일하다. 노인 일자리 사업은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기본 소득을 보장하고 이들의 활동을 통해 다른 노인들의 건강을 챙긴다는 취지로 도입한 제도다.

고흥군이 다른 시·군처럼 17개 노인 일자리 사업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중단하면서도 노노(老老)케어와 가가호호 급식 배달 등 4개 사업을 시행하는 이유는 ‘생계’와 ‘건강’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할 것이다.

노노케어는 노인 310명이 또래 노인들 2명씩을 맡아 한 달에 10차례 찾아가 안부를 살피는 사업이다. 가가호호 급식 배달도 노인들이 저소득 독거노인들을 1주일에 2회 방문해 급식을 전달하는 사업이다. 고흥에는 독거노인만 해도 8000여 명이나 있는데 이 같은 노인 일자리 사업을 통해 사업 참여자는 일정 소득을 보장받고 이웃 노인들의 건강도 살피는 효과를 얻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사업을 무작정 중단하기보다는 감염 예방을 위해 보다 철저히 준비함으로써 운영의 묘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사업 참여자들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공무원들의 수시 현장 확인도 필요하다. 경제적인 측면만 본다면 노인들에게 급여를 미리 지급하고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뒤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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