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상처, 내 아픔처럼 보듬죠”
2020년 02월 06일(목) 00:00
전문 상담사 58명·지원단 100명 지난해 8만5000여건 상담
가족 상담·학교 면담·가출 청소년 보호소 운영 등 활동 다양

[개원 30주년 맞은 광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차은선 센터장]

24시간 365일, 광주 청소년과 마음 깊이 소통해 온 광주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지난 5일로 개원 30주년을 맞았다.

차은선(여·53) 센터장은 “상담 업무에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 서른 살이 된 지금, 더 열정적으로 일하며 새로운 30년을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센터는 (사)두리사랑상담치료연구소(이사장 박종)가 광주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센터는 전화 상담은 물론 방문·가족상담, 학교 면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청소년과 소통하고 있다. 부모 교육, 멘토 프로그램, 학교밖청소년 지원사업, 가출청소년을 위한 일시보호소 운영 등 활동도 진행한다. 이렇게 센터가 해마다 처리하는 상담 건수만 8만 5000건에 이른다.

“최근에는 청소년이 자발적으로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부모가 가족상담을 요청하기도 하고, 학교나 기관에서 전문 상담을 부탁하기도 해요. 새벽 3시에도 아이들이 편하게 연락할 수 있도록 당직제로 24시간 동안 상담을 하고 있어요.”

센터는 1990년 2월 5일 개원했다. 전국 최초 청소년상담복지센터였다. 옛 체육부가 88서울올림픽으로 생긴 수익금으로 청소년 관련 사업을 기획, 5년에 걸쳐 전국 14개 시·도에 청소년상담센터를 세웠으며, 그 1호가 광주센터였다.

이후 전국 최초로 위기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동반자’ 프로그램, 학교밖청소년 지원센터 ‘해밀’, 교육부·여성가족부와 인터넷·스마트폰 과(過)의존 예방·해소 사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창안하고 추진했다.

개원 당시 직원 7명으로 출범했던 센터에는 현재 전문 상담사 58명이 일하고 있다. 최소 석사과정을 졸업한 상담 전공자들이다. 차 센터장은 “이 밖에도 1388 상담지원단, 멘토지원단, 직업군별 지원단 등 100여명이 상담을 도와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담사들은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며 새로운 프로그램, 상담 기법을 터득하거나 실천하고 있습니다. 심리상담이 아무나 할 수없는 어려운 분야인 만큼, 상담자의 아픔을 보듬고 사랑하는 마음을 사명으로 여기고 있어요.”

차 센터장 또한 센터가 설립된 이듬해 3월부터 상담사로 입사해 29년째 근무 중이다. 그는 지난 2017년 센터장으로 취임했다.

차 센터장은 센터를 통해 청소년에게 ‘인내와 끈기’를 심어주려 한다. 준비하고 인내하는 과정이 있어야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부모가 깔아주는 안정적인 길을 따르는 문화에서 비롯한 문제라고 봅니다. 청소년기는 독립을 요구하는 시기인데, 부모가 알아서 해결하려 하는 것이 크죠. 기다리는 일, 힘 쏟는 일을 안하면 전반적인 삶의 태도에도 영향을 줍니다. 정신적 독립이 힘들어지는 것이지요.”

같은 맥락에서 차 센터장은 청소년뿐 아니라 부모도 함께 상담·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모 자녀간 대화가 없어지면서 서로 힘든 점을 나누기 어려워졌으며, 부모가 자녀의 사춘기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 갈등을 키운다는 설명이다. 또 부모들이 자녀와 관계가 틀어진 후에야 최후 수단으로 상담을 택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가족 문제는 객관적으로 보기 힘든 만큼,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해결이 빠릅니다. 상담이란 문제가 있는 이들만을 위한 게 아니라,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말아 주세요. 센터도 광주 청소년의 심리적 안녕과 행복한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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