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공천
2020년 02월 05일(수) 00:00 가가
선거철이면 ‘전략공천’이라는 단어가 각종 언론매체에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전략공천’(戰略公薦)은 당선이 유력한 특정 후보를 정당이 경선 과정 없이 입당 절차만으로 공천하는 것을 말한다. 정당이 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특정 인물을 공직선거 후보자로 추천하는 것이다. 기존 예비 후보들의 경쟁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선거구에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동안 광주·전남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전략공천은 민심 이반을 유발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민주당이 지역 민심을 뒤로 한 채 영입 인사들을 광주·전남에 내리꽂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는데 2014년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권은희 후보를, 같은 해 광주시장 선거에서는 윤장현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광주 북구 갑 후보등을 전략공천하면서 민심 이반의 후폭풍 경험을 했다. 결국 민주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지역민들로부터 뼈아픈 심판을 받으면서 광주·전남 18개 선거구 가운데 1석만 얻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민주당의 일당 독점 폐해가 안하무인격의 전략공천으로 이어지면서 지역 민심이 완전히 돌아선 것이었다.
21대 총선을 앞둔 현재 광주·전남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게 사실이다. 따라서 ‘민주당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광주 일부 선거구 예비 후보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경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전략공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경력이 약하다고 내친다면 지역에서 바닥 민심을 다지며 정치 활동 캐리어를 쌓아 온 지역 정치인들은 앞으로 중앙 정치를 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영입한 인사들을 어떻게든 당선 가능성이 높은 선거구에 보내야 하는 중앙당의 심정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당 지지율이 높은 지역에 또다시 ‘내리꽂으면 된다’는 식의 전략공천은 지역민들이 결코 바라지 않는 바다. 지역 민심과 동떨어진 전략공천은 20대 총선처럼 지역의 민심 이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최권일 정치부 부장 cki@kwangju.co.kr
영입한 인사들을 어떻게든 당선 가능성이 높은 선거구에 보내야 하는 중앙당의 심정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당 지지율이 높은 지역에 또다시 ‘내리꽂으면 된다’는 식의 전략공천은 지역민들이 결코 바라지 않는 바다. 지역 민심과 동떨어진 전략공천은 20대 총선처럼 지역의 민심 이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최권일 정치부 부장 c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