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힘
2020년 01월 22일(수) 00:00 가가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를 통해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한 힘만 있으면 족하고,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한 부력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며 문화를 강조했다. 김구 선생이 강조한 한국 문화의 힘은 21세기 들어 더욱 강해지고 있다. ‘한류’(韓流)라는 이름으로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비롯해 방탄소년단(BTS) 등 K-팝 아이돌 그룹 열풍 등에 힘입어 지구촌 한류 팬은 1억명에 가까운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세계 112개국 한류 관련 정보를 수록해 발간한 ‘2019 지구촌 한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전 세계 한류 동호회 회원은 9932만 명으로 전년의 8919만 명보다 11% 증가했다. 대륙별로는 유럽이 660만 명에서 1504만 명으로 무려 128% 늘어나며 성장 폭이 가장 컸다. 일본과 동남아시아에 머물렀던 한류는 급속도로 유럽과 미주 대륙에 확산하고 있고, 아프리카·중동 대륙에서도 확산 폭을 키우고 있다.
최근 한류는 K팝·K드라마 중심에서 웹툰·패션·화장품·먹방(음식을 먹는 방송)·관광 등 일상 영역까지 파고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유튜브·넷플릭스·사회적네트워킹서비스(SNS) 등 한류 콘텐츠의 유통·소비 경로가 전 세계적으로 확장된 것도 한류 바람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도 한류 바람의 한 요인이다. 기생충은 최근 ‘골든골로브 외국어 영화상’ 등 각종 해외 영화상을 휩쓸고 있다. 다음 달 9일 열리는 제92회 오스카 시상식에서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영화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이제 한류는 대한민국의 문화·지식 등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파워의 리더 역할을 할 정도로 공공 외교의 중요한 자산이 됐다. 하지만 자칫 자만에 빠질 경우 한류는 바람처럼 사라질 수도 있다. 문화는 상품이다. 향후 발전과 성장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위기관리와 함께 빠르게 변화하는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국가적 마케팅 등의 전략이 필요한 때다.
/최권일 정치부 부장 c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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