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위축 우려 다급해진 건설사 분양 속도전
민간공원 10곳 1만2000가구 또 쏟아진 ‘아파트 천국’ 광주
10억 이상 아파트 대거 양산
용적률 추가 완화 가능성도
시민단체 분양원가 공개 요구
2020년 01월 17일(금) 00:00
잇단 잡음에도 광주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적기에 추진되면서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도시공원 10곳에서만 아파트 1만2000가구가 시장에 쏟아지게 된다. 시민 누구나 이용할 도시공원에 입주자만을 위한 아파트를 짓느냐, 도시 미관을 해치는 아파트 일색 주거 정책이냐는 일부 지적과는 별개로, 당면 과제는 민간공원 아파트발(發) 집값 상승 견인 효과를 억누르는 것이다. 분양 경기 위축 등으로 민간공원 아파트 고가 분양 전략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일부 건설사들이 광주시를 상대로 분양가를 낮출테니 용적률을 완화해 가구수를 늘려달라는 우회 전략을 택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중앙공원1지구 평당 최고 2014만원 아파트, 말이되나=16일 광주시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민간공원 특례사업 공모 당시 광주시에 제출한 사업제안서 기준, 최고 분양가는 평당(3.3㎡) 2014만원(부가세 포함)을 적은 중앙공원 1지구(우선협상자 한양·풍암동 일원)다.

이날 광주시와 본계약격인 사업 협약을 체결한 중앙1지구 우선협상자 한양은 아파트 38개동, 2100가구를 지어올린다. 한양 측은 사업제안 당시 34평형을 제외한 49·56·58평형 아파트 분양가를 평당 2014만원으로 책정했다. 이 가격대로 분양된다면 한 채에 10억원을 가뿐히 뛰어넘는 것이다.

중앙 2지구를 맡은 호반건설은 평당 분양가 1700만원 수준으로 640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일곡공원을 맡은 이지건설과 마륵공원을 맡은 호반베르디움은 1500만원대의 분양가로 각각 1100가구와 100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지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나머지 건설사들도 민간공원 6개 사업지구에 평당 1000~1300만원 수준의 분양가로, 적게는 260여가구부터 많게는 2500가구까지 아파트를 짓겠다고 당시 사업 제안서에서 밝혔다.

사업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마륵공원 아파트가 올 하반기 분양을 시작으로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광주시는 전망하고 있다.

광주시 안팎에서는 도시공원 보호를 명분으로 추진되는 특례사업으로 생겨날 아파트가 광주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는 지난해 10월 민간공원 아파트 고분양가 책정 전략을 비판하며 분양 원가 공개를 요구한 바 있다. 당시 경실련은 성명에서 “원가를 알 수 없는 분양가로 이득을 취한다면 이는 건설사를 위한 로또 아파트”라며 “아파트 분양가는 시민의 삶의 질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므로 업체가 과도한 이익을 챙기지 않도록 분양 원가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HUG 보증제한·분양경기 위축… 집값 억제 하나= 시민단체 우려와 달리 민간공원 특례사업 건설사들이 고분양가 전략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000만원을 웃도는 평당 분양가는 2018년 사업제안서 제출 당시 산정 가격으로, 당시와 사정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달라진 사정은 크게 2가지다. 우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해 7월 광주 서구·남구·광산구를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광주 아파트 분양가가 기형적으로 치솟은 게 요인이 됐다. 고분양가 관리지역 지정으로 남·서·광산구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HUG가 정한 고분양가 사업장 기준에 해당하면 분양보증이 거절된다.

HUG는 해당 지역에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가 있으면 같은 수준(평균 분양가 및 최고 분양가의 100% 이내)으로, 해당 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가 1년을 초과할 경우 105%를 넘지 못하도록 고분양가 심사 기준을 지난해 강화했다.

이와 관련 광주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서구 염주동 포스코 아파트가 세금 등을 포함, 평당 1500만원 수준에서 분양됐다. 이 가격이 중앙공원 1지구를 비롯한 서구지역 신규 아파트 분양시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후죽순 쏟아질 아파트 물량도 실제 분양가에 적잖은 영향을 줄 요인으로 분석된다. 광주에는 올해에만 2만 가구 안팎의 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광주전남도회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주택건설등록 업체를 대상으로 취합한 광주·전남 아파트 공급 현황을 보면 올해 광주 아파트 공급물량(분양물량)은 5624가구로 예상됐다. 풍향·광천동 대단위 재개발 물량 등 수도권 대형 건설사 및 공공기관 물량을 포함하면 올해만 2만가구 안팎이 광주에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설업계는 연간 광주지역 적정 공급물량으로 1만5000가구 내외를 보고 있다. 10여년 전 수완지구 미분양 사태 당시 미국발 금융위기 영향도 있었으나 당시 연간 2만5000가구가 시장에 쏟아진 것도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아파트 분양 경기 위축을 전망하는 건설업계 관계자들이 한 둘이 아닌점,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을 유지할 것이란 점도 건설사들이 민간공원 아파트를 마냥 고가로 분양하기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 광주시 관계자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추진 건설사 등 지역 건설사 분위기는 정부 정책 및 시장 상황으로 분양 경기가 위축되기 전 최대한 분양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기류”라며 “지나친 고분양가 전략을 건설사들이 유지할 경우를 대비해 억제 전략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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