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최종국서 인공지능 '한돌'에 아쉬운 불계패
2019년 12월 21일(토) 17:01

이세돌 9단이 21일 전남 신안군 엘도라도리조트에서 ‘바디프렌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에서 바둑판에 흑돌을 놓고 있다. /연합뉴스

‘알파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유일한 인류 이세돌이 바둑 인공지능 ‘한돌’과 치른 최종 은퇴 대국에서 아쉽게 패배했다.

이세돌은 21일 전남 신안군 증도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열린 NHN 바둑 AI 한돌과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최종 3국에서 180수 만에 불계패했다.

이세돌은 지난 1국에서 흑으로 2점을 먼저 놓는 접바둑으로 붙어 불계승을 거뒀다. 하지만 2국에서 호선으로 맞붙었으나 초반 실수를 뒤집지 못하고 불계패했다.

이세돌 9단이 21일 전남 신안군 엘도라도리조트에서 ‘바디프렌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이날 경기는 치수를 다시 2점에 덤 7집반으로 조정한 채 진행됐다.

이날 이세돌은 1국과 마찬가지로 세 귀를 차지했고 AI 한돌은 소목에서 두 칸 벌리며 출발했다.

이세돌은 초반부터 우하귀를 파고들며 전투를 유도, 치열한 수 싸움을 벌였다. 우하귀 접전에서 이세돌은 위기에 빠지기도 했으나 2선에 붙이는 묘수를 보이며 대마를 살려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하변 5점이 잡히는 손해를 입으며 출발 당시 90%-10%였던 승률 그래프가 어느덧 70%-30%로 떨어졌다.

우하귀에서 득점한 한돌은 우변과 우상귀를 정리한 뒤 좌상귀의 3·3을 파고들어 다시 집을 챙겼다.

세 귀를 돌아가며 실리를 차지한 한돌은 90여수쯤에 이르러 좌상귀에 이어 상변마저 파고들자 승률 그래프가 50%를 넘어섰다.

2점을 깔면서 덤7집반을 제공하는 이세돌은 한돌보다 12∼13집가량 유리한 상태에서 출발했지만 100수가 넘어가기 전에 역전을 허용했다.

형세가 불리해진 이세돌은 상변에서 패를 걸며 승부수를 띄웠다.

패싸움의 불똥은 하변으로 이어졌고 집에서 뒤진 이세돌은 하변 백돌을 잡기 위해 마지막 총공세를 펼쳤으나, 한돌이 가벼운 행마를 하며 포위망에서 벗어나자 이세돌은 패배를 받아들였다.

이세돌 9단이 21일 전남 신안군 엘도라도리조트에서 ‘바디프렌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 제3국을 앞두고 경기장에 입장하고 있다. 한국 바둑 간판으로 활동한 이세돌 9단은 NHN이 2017년 12월 선보인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인 한돌과의 대국을 끝으로 24년 4개월간의 현역 프로 기사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다. /연합뉴스


신안 비금도 출신인 이세돌 9단은 5살부터 바둑을 배웠다. 교편을 잡았던 아버지는 아들의 기재(棋才)를 일찌감치 알아보고 바둑을 가르쳤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바둑 유학을 위해 서울로 올라갔다.

1995년 7월 2일 제71회 입단대회를 통해 최연소(12세) 프로로 입단했다. 2000년 32연승을 기록했다. 세계 대회 18회, 국내 대회 32회 우승했으며 지난 11월 은퇴까지 통산 승률 69.65%를 기록했다.

이세돌은 지난달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24년 4개월간의 현역 기사 생활을 마감했다.



/유연재 기자·연합뉴스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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