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등장한 거의 모든 기술은 실제로 존재한다
2019년 12월 06일(금) 04:50
마블이 설계한 사소하고 위대한 과학
세바스찬 알바라도 지음·박지웅 옮김
우리의 주인공 ‘스파이더맨’에겐 손끝과 발끝으로 어디에든 달라붙는 독특한 능력이 있다. 170m 높이 워싱턴 기념비를 타고 오르고 유리처럼 매끄러운 표면에도 각도에 상관없이 달라붙는다. 실험 도중 감마선에 노출된 브루스 배너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 때면 ‘헐크’로 변신하고, 신비한 망치 묠니르를 갖고 다니는 ‘천둥의 신’ 토르는 자연의 가장 강력한 힘인 번개를 자유자재로 제어한다. 부호 토니 스타크는 나노 기술을 활용한 아이언맨 슈트를 입고 수많은 악당들을 물리친다.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마블 영화’는 수많은 캐릭터를 창조하며 그들에게 강력한 힘을 부여한다. 영화를 볼 때면 다들 궁금해 하는 것이 있다. “주인공들이 사용하는 저 능력은 현실 세계에서는 얼마나 가능할까? 과학적으로 증명될 수 있는 것일까?”하는 점이다.

과학 컨설팅회사 공동창업자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필요한 과학 지식을 제공중인 뉴욕시립대 퀸즈칼리지 세바스찬 알바라도 교수의 저서 ‘마블이 설계한 사소하고 위대한 과학’은 43개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속 에피소드를 통해 과학에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다.

저자 자신이 ‘엑스맨’의 초능력을 형성하는 유전 원리를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에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하는 것처럼, 책 속에 등장하는 소재들은 누구나 궁금해하고 한번쯤 그 가능성을 상상하며 자신의 모습을 대입해 봤을법한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저자는 “마블 유니버스가 던지는 의문은 서로 다른 분야의 과학을 이어주는 관문과도 같으며, 놀랍게도 영화에 등장한 거의 모든 기술은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또 마블 스토리의 작가와 연출자는 언제나 주변 세계에서 영감을 받는 듯 하다고 말한다. “원자폭탄을 두려워하던 냉전시대 사회분위기가 스파이더맨과 헐크를 탄생시키고, 이후 유전학이 보편적 학문이 되자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돌연변이 엑스멘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책은 ‘복잡한 두뇌’, ‘예민한 신경 과학’, ‘기이한 생리학’, ‘놀라운 기계 공학’, ‘경이로운 역학’, ‘위력적인 무기’, ‘환상적인 물리학’, ‘눈길을 사로잡는 첨단 무기’ 등 10개의 장으로 나눠 마블이 설정하고 있는 가상의 과학을 분석하고 현실에서 진행된 그와 닮은 연구를 소개한다.

독자들은 ‘앤트맨과 와스프’, ‘어벤져스: 엔드 게임’ 등을 통해 양자역할을 응용한 시간여행을 접하고, 히어로가 된 블랙 팬서와 빌런이 된 킬몽거에게서 유전학을, 캡틴 아메리카와 윈터 솔져에게서 냉동 인간 기술을, 타노스의 리얼리티 스톤에서 광학을 찾아 볼 수 있다. 앞으로도 계속 쏟아져 나올 ‘마블 시리즈’를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흥미로운 텍스트다. <하이픈·1만7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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