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정책 100개·양육비 560억 쏟아부어도 ‘백약이 무효’
전남도 ‘인구 늘리기’ 성과 살펴보니
양식어장 청년고용지원사업
지원자 없어 예산 대폭 삭감
미팅 주선 등 결혼 응원 이벤트
수천만원 출산 장려금 효과 없어
540명 모집 810명 지원 ‘호응’
‘전남서 먼저 살아보기’는 확대
2019년 11월 20일(수) 04:50
“‘돌아오는 전남’ 만들기, 참 어렵다” . 전남도와 일선 시·군의 하소연이다.

젊은 청년들이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아 머무르게 하고 도시민들이 ‘생활공간을 옮겨와 정착하고 싶도록’ 하는 정책을 발굴해 추진하는데도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서다.

전남도가 올해 내놓은 인구 정책만 100개다. 각 자치단체들은 청년 일자리 마련과 20년 가까이 신생아 양육비만 560억원을 쏟아붓고 최대 3000만원의 출산장려금까지 지원하는데도 출산율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또한,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옮겨오는 전입자도 기대에 못 미치면서 한숨을 짓고 있다.

다만, 전남의 속살을 보여주면서 관심을 높이고 향후 귀농·귀촌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이자는 취지로 진행된 일부 사업의 경우 도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는 점에서 향후 관련 정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양식어장에 청년 일자리 마련했는데…외면=전남도가 추진중인 ‘양식어장 청년고용지원사업’은 젊은층들의 농촌 정착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수산계 학교 졸업자나 졸업 예정자들을 채용하는 양식업체에 시·군이 일정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8년 105명을 지원키로 하고 도비만 4억을 확보했지만, 신청자는 고작 6명이었다. 지난해에도 시·군 지원비와 별도로 1억800만원을 도비로 확보해 18명을 뽑으려했지만, 5명만 지원하는 데 그쳤다. 직원을 구하기 어려운 양식업체의 호응에도, 양질의 일자리를 찾는 젊은층의 마음을 돌릴 수 없었다는 게 전남도 분석이다. 결국 전남도는 내년 사업비를 8600만원으로 대폭 줄였다.

◇젊은 남녀 미팅주선에 양육비 등 지원해도…효과는 미지수=전남도는 오는 29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여수에서 전남지역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28~40세 미혼남녀 40명을 대상으로 ‘인연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관련 예산만 1500만원이다.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관을 확산하고 자연스럽게 전남에서의 정착을 유도하자는 뜻에서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행사다. 지난해에는 1500만원을 들여 49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전남도가 여태껏 추진해온 결혼 응원 프로젝트만 ▲우리만의 작은 결혼식 캠페인(400쌍) ▲선남선녀 만남 프로젝트(80쌍) ▲이주여성 결혼식 지원(80명) 등 다양하다. 하지만 일회성 이벤트 행사만으로 결혼에 대한 젊은층의 가치관이 변하지 않는 만큼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출산 문화도 비슷하다. 전남도가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지급한 신생아 양육비만 539억여원(19만1749명)에 이른다. 올해도 8001명을 대상으로 1인당 30만원씩 24억원을 책정해놓고 있다.

전남도를 비롯한 시·군의 출산 장려금도 엄청나다. 광양·영광·진도의 경우 첫째아이를 출산하면 최고 50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주고, 영광은 둘째아를 출산한 경우 1200만원을 준다. 진도는 셋째부터 2000만원의 장려금을 지원한다.

하지만, 출산율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호남지방통계청의 ‘2018년 호남·제주 출생 현황 및 분석’에 따르면 전남지역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전남 1.24명으로 2015년 1.55명 이후 1.47명→1.33명→1.24명으로 매년 내리막이다.

지난해에는 출생아 수도 최저를 찍었다. 지난 한해 전남에서는 1만1238명이 출생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993년(2만6912명)에 견줘 58.2%(1만5674명)이 줄었다. 인구 1000명당 전남 출생아 수(조출생률)도 지난해 6.0명으로, 전국 평균 6.4명보다 낮았다.

◇‘전남에서 먼저 살아보기’는 일단 성과…호응 커 확대키로=전남에서 ‘먼저 살아보기’라는 프로그램은 도시민들 사이에서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며 내년에는 대폭 확대된다. 전남지역 17개 시·군 30개 마을과 농가에 머물면서 다양한 귀농·귀촌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인데, 애초 모집 대상인 540명을 훌쩍 넘긴 810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끝났다. 수도권에서 온 참가자만 46%(369명)에 달했고, 30~40대(31%·253명), 50대 이상(44%·356명) 참여자들도 많았다. 이들 대부분은 최소 5일부터 최대 60일까지 머무르며 팜파티, 마을 일손돕기, 체류지 둘러보기, 주민과의 간담회 등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45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2%는 향후 전남으로 이주하겠다는 의향을 밝혔고 재참가하고 싶다는 응답자도 87%나 됐다.

특히 한 차례의 살아보기 체험만으로 수도권 거주자 32명을 비롯한 71명이 전남에 정착키로 결정, 주소지까지 이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남도는 고무적인 반응이다. 전남도는 내년도에는 올해(540명)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1000명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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