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성-농협 전남본부 축산사업단 차장] 돼지가 아프다
2019년 10월 14일(월) 04:50
한국인에게 있어 돼지고기는 필수 음식 아이템이 된 지 오래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도 발생했다.

전국의 한돈 농가들은 연일 축사의 돼지를 돌보며 노심초사한다. 한돈 농가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소비자의 돼지고기 구매 심리마저 위축돼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요동치고 있음이 그 증거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첫 확진(9월17일)된 이후 추가적으로 확진 판정이 늘면서 도매 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 평균가격인 ‘돈육 대표 가격’이 지난달 20일 ㎏당 6131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ASF 확산 우려가 진정세에 접어들면서 출하 물량이 예년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고 소비자 구매 심리가 위축되는 상황까지 맞물리면서 지난 7일에는 ㎏당 3000원 초중반까지 떨어졌다. 1년 전과 비교해 보면 15%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이상한 점은 냉장 삼겹살의 도매 가격은 낮은데 반해 소매 가격은 ㎏당 2만 원 선을 웃돌아 1년 전 가격 대비 6% 이상 오르는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해 한국인이 선호하는 삼겹살, 목살 부위만 집중적으로 구매하려는 상인들의 상술도 한 몫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축산물 취급 관계자에 따르면 앞으로 돼지 도축 물량은 예년 수준 이상이 될 것이며, 돈육 물량 재고도 충분한 상황이라고 한다.

한국인이라면 돼지고기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국민 대표 고기다. 농식품부가 집계한 자료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난해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27㎏로 전체 육류 소비량의 50%를 차지한다.

축산물 매장 코너에서 삼겹살을 고르던 소비자가 즐겨 먹던 돼지고기를 정말 먹어도 안전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지 매우 궁금해하며 선뜻 들었던 삼겹살도 불안 심리로 구매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상황을 목격한 적이 있다.

삼겹살의 가격 또한 1년 전보다 비싸졌기 때문에 경기 둔화와 맞물려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다. 소비가 더 둔화되기 전에 소비를 확대하는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해 심리적 불안을 해소해야만 한다. 한돈협회와 농협에서 할인 행사 등을 통해 소비 확대에 앞장서겠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ASF는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게는 감염되지 않고 돼지과에 속하는 동물에만 감염된다고 한다.

대한민국 한돈산업을 지키기 위해 전 국민이 ASF에 대한 위험성을 함께 공유하고 인식해야만 한다. ASF 발생국 여행시 현지 축산 농가 방문은 삼가하고, 귀국 후에도 국내 축산 농가 방문은 피해야 한다. 국내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서 동물, 육류, 햄, 소시지 등 축산물 등 축산 가공품을 해외에서 국내로 가지고 오지 말아야 한다.

우리 소비자들은 현재의 ASF로 인해 돼지고기를 멀리 하기보다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 섭취가 건강 유지에 중요함을 인식해 소비에 적극 나서야 한다.

ASF로 실의에 빠져 있는 국내 한돈 농가들을 생각하고 소비자의 잘못된 인식을 개선해 건강까지 챙기는 것은 어떨까 싶다. 이는 현재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 축산업(한돈업)을 살리는 길이며, 농심을 이해하는 하나된 긍정적 소비 정서로 표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새 축산물에 대한 인식의 오해가 안티 축산을 만들어 내는 등 부정적 인식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잘못된 정보에 근거 없는 믿음이 보편적 진실처럼 다가오는 것을 지혜롭게 지양해야만 한다. 축산물에 대한 부정적 오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 농협, 생산자단체, 소비자 등 모두가 나서 선진화된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할 중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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