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상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소장] 광주 시민이 함께 만드는 쾌적한 무등산
2019년 10월 01일(화) 04:50
광주 시민의 오랜 벗으로서 마음의 안식처가 되었던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고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올해 국립공원 지정 7년차로 접어든 무등산은 자연 자원 조사, 탐방로 정비, 훼손지 복원 등 전문적인 공원 관리를 통해 국립공원에 걸맞은 모습을 갖추었다. 특히 중머리재 복원은 국립공원 지정 이후 시행된 사업 중 가장 성공적이며, 광주 시민들의 가장 큰 호응을 얻은 사업이다. 무등산의 대표 지역이자 매년 50만여 명의 탐방객이 방문하는 중머리재는 2015년 하반기부터 약 10개월 간 훼손지 복원 사업을 통해 식생 복원과 탐방로 정비가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중머리재는 아름다운 억새숲을 가지게 되어, 더욱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는 만큼 화장실에 대한 수요도 당연히 컸지만 물이 공급되지 않는 중머리재 화장실은 분뇨 처리가 항상 골칫거리였다. 분뇨 운반을 위해서는 헬기를 활용해야 했기 때문에 연간 약 1400만 원에 해당하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했다.

무등산 국립공원의 중머리재 화장실은 애물단지였지만 수요가 많아 폐쇄할 수는 없고, 고지대에 위치한 탓에 관리의 어려움이 많았다. 고민 끝에 2016년부터 중머리재 화장실을 ‘푸세식’에서 발효식으로 구조를 변경하였다. 발효를 통해 부숙되면 악취가 줄어들고 퇴비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착안한 방법이었다. 2017년에는 공중 화장실 정비 공사를 통해 분뇨 발효소를 설치하여 발효 작업을 시행하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지난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하여 인분을 발효시켜 퇴비화를 추진하였다. 또한 친환경 비료 전문가를 통해 자문을 얻고, 미생물을 접종하여 발효를 촉진시켰다.

허나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분뇨통에는 분뇨만 담긴 것이 아니라 각종 쓰레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썩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였기 때문에 발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이물질이 많았기 때문에 퇴비로서의 효용 또한 매우 떨어졌다.

내부 회의를 통해 문제점을 분석한 끝에, 근원적인 해결책으로 무등산을 이용하는 광주 시민들의 힘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올해는 기획 단계부터 광주 시민과 동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여 중머리재 화장실에 쓰레기 투기를 방지하기 위한 홍보물을 부착하고 광주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또한 퇴비화에 필요한 주재료 왕겨를 운반하기 위해 ‘무등산과 함께할 겨’ 캠페인을 함께 진행하였다. 중머리재 복원 당시 흙나르기 행사와 같은 맥락에서 광주 시민과 함께하는 공원 관리로서 더 큰 의미를 가지게 하기 위함이었다. 이러한 광주 시민들의 협조는 매우 효과적이어서 분뇨 내 이물질이 크게 줄었고, 왕겨를 배합한 퇴비의 발효 상태도 훨씬 좋았다.

개선된 퇴비는 자체 유용성 실험을 통해 식물 생육에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되었고, 객관적 평가를 위해 전문 기관을 통해 성분 분석도 의뢰하였다. 이렇게 광주 시민과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진 퇴비는 공원 내 마을 농민들과 국립공원 권역별 묘포장에 제공하여 활용 중이다. 국립공원 권역별 묘포장에서는 자생 식물 증식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차후 무등산에서 훼손지 복원이 이루어진다면, 친환경 퇴비를 통해 증식된 자생 식물이 무등산의 녹음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예정이다. 광주 시민의 손으로 무등산 국립공원이 점점 제 모습을 갖추어 가게 되는 것이다.

국립공원을 누릴 권리는 국민들에게 있다. 국립공원을 누릴 권리가 있다면 국립공원을 보전할 의무와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국립공원의 모습을 물려줄 책임이 동반된다. 앞으로 광주 시민들의 주인 의식이 빛을 내어 무등산을 온전히 보전한다면, 우리 후손들도 국립공원으로서의 무등산을 행복하게 누리며 광주의 자랑으로 삼을 것이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