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민심 어디로
2019년 09월 15일(일) 18:21 가가
내년 총선이 불과 7개월 남은 현 상황에서 ‘추석 밥상 민심’의 대화는 단연 작금의 정치 현실과 내년 총선, 그리고 서민 경제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이다.
특히 우리 호남은 내년 총선을 둘러싼 정치 이야기가 다른 지역에 비하여 훨씬 더 뜨거울 것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호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민주평화당에서 10여 명에 이르는 국회의원들이 ‘대안 정치 연대’라는 새로운 임시 정당으로 탈당을 했고, 제1 야당은 또다시 장외 집회를 시작하고 있으며, 바른미래당 역시 진보와 보수의 이념 논쟁으로 바람 잘 날 없는 듯 보인다.
민생과 정체성, 그리고 정치 이념과는 상관없이 오직 내년 총선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자 합종연횡을 하고 있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많이 혼란스럽고 다소 실망할 수 있다는 염려도 든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정당의 수명은 고작 평균 3년 정도다. 지금까지 가장 오랫동안 지속했던 정당은 과거 유신 시대의 민주공화당으로, 17년 정도라고 한다.
이처럼 우리나라 정당의 역사는 쉽게 만들고, 금세 사라지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얼마 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를 기리는 행사들이 열렸다. 행사 이후 ‘DJ정신’이 많이 회자되고 있는데, DJ정신은 아마도 민주주의, 인권, 그리고 남북 평화와 화합 등 실사구시로 요약될 듯싶다.
여야를 막론하고 많은 정치인들이 DJ정신을 이어가고자 하였다.
특히 호남 정치인들은 여러 당으로 분열된 상황에서도 모두가 DJ정신을 잇는 정통 정당이라고 자부하고 있는데 일반 국민들은 쉽게 동의하기가 힘들어 보인다.
3권 분립이 확실한 우리나라에서 입법 기관인 국회의 주된 임무는 현실에 맞지 않는 법을 고치고,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법안을 만들며, 국가의 재정과 인사가 투명하고 올바르게 집행되고 있는가를 감독·감사하는 것이 가장 큰 책무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20대 국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의와 몇몇 의원들의 괄목할만한 법안 발의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의원들은 이렇다 할 성과를 찾아보기가 힘들고, 품격 없는 막말들이 더 많이 기억에 남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지 모르겠다.
며칠 전 국회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비율을 높이며,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역구 의석수 28석을 줄여야 하는데 우리 호남의 경우 상대적으로 유권자수가 적어 지역구 감소가 불을 보듯 명확하다.
이런 상황에서 호남 정치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으며, 요즘은 진보와 보수를 구별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과거에 ‘바보’라고 할 정도로 무모하게 서울에서, 다시 부산 지역 총선에서 입후보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대구의 K의원처럼 우리 호남에서도 소신과 신망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용기 있는 후보들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정치인은 언제나 국민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파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국의 정치사에서 우리 호남의 민심은 예상을 뒤엎는 전략적이고 현명한 판단으로 민주주의 발전에 초석을 다져 왔음은 국민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내년 총선까지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어 선택의 폭과 변수는 상존한다. 하지만 지난날에 늘 그리해 왔던 것처럼 21대 총선에서도 호남의 유권자들은 견제와 균형, 발전을 이루는 고도의 전략적인 선택으로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연출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