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스님과 인도 공주의 애절한 사랑…꽃말은 ‘이룰 수 없는 사랑’
2019년 08월 30일(금) 04:50
불갑산 상사화의 유래

상사화 군락지를 품은 영광 불갑산은 9월이면 상사화로 융단을 깔아 놓은 듯 붉게 물들어 장관을 이룬다.

잎과 꽃이 결코 만날 수 없다하여 ‘이룰 수 없는 사랑’이란 꽃말을 가진 상사화(꽃무릇). 다른 말로는 석산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최대의 군락지를 자랑하는 상사화는 9월이면 불갑산 전체를 붉은 융단으로 깔아놓은 듯 붉게 물들여 장관을 이룬다.

상사화는 수선화과의 여러해 살이 식물로 꽃과 잎이 서로 달리 피고 지는 모습이 인간세계에서 서로 떨어져 사모하는 정인들과 같다하여 붙여진 고유 이름이다.

어느 꽃이든 꽃말은 슬프고 아련하기 마련인데 이 꽃은 흔하지 않게 남자가 여인을 못 잊어 병에 걸린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상사화 군락지를 품은 영광 불갑산에는 붉은 상사화가 간직한 인도공주와 경운스님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있다.

불갑사에서 수행하던 ‘경운’이라는 스님이 불갑사를 창건한 마라난타 존자의 고향인 간다라 지역으로 유학을 떠난다. 스님은 법회에서 만난 간다라 지역 큐샨 왕의 공주와 서로 첫 눈에 반하게 된다.

이 소식을 들은 왕은 스님을 추방하게 되고 공주는 ‘내세에서라도 사랑을 맺자’며 작은 화분에 참식나무 한 그루와 작은 씨앗을 선물로 주었다. 불갑사로 돌아온 스님은 ‘같이 있어도 같이 하지 못하듯 함께하지 않아도 같이 있음’을 되뇌면서 나무 아래서 열반에 든다.

9월이 되자 스님이 정성껏 길렀던 참식나무 밑에서 꽃이 피어나는데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스님들은 경운 스님의 사연을 떠올리면서 이 꽃을 상사화라 했다고 한다.

/영광=이종윤 기자 jyle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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