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158년 역사 … 멜버른 야라강 너머 예술의 결이 흐르는 곳
2019년 07월 23일(화) 04:50 가가
호주 빅토리아 국립미술관
1861년 건립…호주서 가장 오래된 대표 콘텐츠
예술교육·차별화된 미술관투어 등 문화발전소 역할
NGV 오스트레일리아
식민지시대부터 현재까지 회화·조각 등 2만5000여점 소장
NGV 인터내셔널
‘클레오파트라의 연회’ 등 세계 거장 명작 7만7000여점 보유
1861년 건립…호주서 가장 오래된 대표 콘텐츠
예술교육·차별화된 미술관투어 등 문화발전소 역할
NGV 오스트레일리아
식민지시대부터 현재까지 회화·조각 등 2만5000여점 소장
NGV 인터내셔널
‘클레오파트라의 연회’ 등 세계 거장 명작 7만7000여점 보유
오스트레일리아의 최남단에 위치한 멜버른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도시다. 7년 연속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 1위인 데다 지난 2004년 국내에서 방영된 TV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촬영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가 싹튼 호시어 레인의 그래피티 골목은 성지순례로 자리잡았다. 그래서인지 멜버른은 호주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꼭 가봐야 할 로망이 됐다.
인구 450만 명의 멜버른은 여느 도시와는 결이 다른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호주의 제2도시이자 빅토리아 주의 주도일 뿐 아니라 문화예술의 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 문화와 미식이 공존하는 ‘컬러풀한’ 도시다.
멜버른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중심가에 자리한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으로 갈 일이다. 멜버른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만남의 장소로 이용했을 만큼 오랜 세월 도시의 심장부 역할을 해온 멜버른의 1번지다. 도심 한 가운데 자리한 야라 강의 프린세스 다리를 건너면 빅토리아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Victoria·NGV)과 아트센터가 거대한 철탑과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1861년 건립된 빅토리아국립미술관(NGV)은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멜버른의 대표 콘텐츠다. 올해로 15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술관은 2만5000여 점의 해외미술품을 품고 있는 NGV오스트레일리아와 피카소, 모네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을 전시한 NGV 인터내셔널 등 2개의 건물로 구성돼 있다.
페데레이션 광장에 자리한 이안포터센터의 NGV오스트레일리아는 영국 식민지시대에서 부터 현재까지 호주의 예술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원주민 작가들의 작품들이 소장돼 있고 야라강의 킬다 로드에 자리한 NGV 인터내셔널은 유럽, 아시아, 미국, 오세아니아 등 각국의 방대한 예술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1968년 현재의 자리에 들어선 NGV 인터내셔날은 물위의 미술관을 연상시킨다. 청회색 석조건축물인 미술관의 단순한 조형미는 기하학적인 외관을 자랑하는 NGV 오스트레일리아와 좋은 대조를 이룬다.
NGV 인터내셔널 앞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시원한 물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미술관 정면 외벽에 물을 뿜어내는 분수를 설치해 마치 도심속 오아시스 같다. 분수 주변에선 전시를 둘러보고 나온 관람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망중한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마침 방문했던 시기에는 영국출신의 세계적인 팝아트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의 특별기획전이 개최돼 그의 화려한 캔버스가 미술관을 물들이고 있었다. NGV는 생존 작가 중 역대 최고가 낙찰가를 기록한 데이비드 호크니의 ‘자화상’을 비롯해 ‘5개의 초’(The five candles), ‘해바라기’, ‘삶’(Life), ‘한낮의 에펠타워’ 등 20 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미술관의 소장품은 아시아, 이집트, 현대미술, 디자인·건축, 패션& 텍스타일, 원주민 미술, 사진, 판화와 드로잉 등 30개의 갤러리로 나뉘어 전시되어 있다. 또한 시민들의 열린 사랑방인 로비에서부터 공연과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다목적 홀, 교육공간, 특별전을 위한 전용 전시실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관람객들의 동선과 편의를 위해 미술관 내부 어디에서도 쉽게 방향을 정할 수 있도록 각 전시관 마다 다른 색상의 관람로를 마련한 점이 이채롭다.
뭐니뭐니해도 NGV의 가치는 컬렉션에 있다. NGV 오스트레일리아가 식민지 시대부터 현재까지 호주의 회화, 조각, 판화, 드로잉 등 2만 5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 것과 달리 NGV 인터내셔널은 14세기부터 현재까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세계적인 거장들의 명작 등 7만 7000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영국, 프랑스 등 유럽과 북미 작가들의 회화, 조각작품은 15개 상설갤러리에서 전시되며 19세기 시대의 조각컬렉션은 작지만 질적으로 뛰어나다.
이들 컬렉션 가운데 조반니 바티스타 티에폴로(Giovanni Battista Tiepolo)의 ‘클레오파트라의 연회’(The Banquet of Cleopatra·1743-1744)는 클레오파트라가 로마 정치가 안토니오를 자신의 초호화 파티에 초대한 장면을 그린 미술관의 대표작이다. 18세기 베니스 출신의 조반니 바티스타 티에폴로(1696~1770)는 로코코 회화의 전형을 보여주는 화가로 성당의 천장화를 많이 그렸다고 한다. 가볍고 들떠 있는 분위기의 그의 그림들은 천사들의 손에 이끌려 천상화의 세계로 떠나는 듯한 환상적인 세부 묘사로 유명하다.
또한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1840~1926)가 1878년부터 3년 6개월동안 거주했던 파리 외곽의 베퇴유 풍광을 화폭에 옮긴 ‘베퇴유’(Vetheuil·1879), 18세기 영국 풍경화가인 토마스 게인즈버러(1727~1788)의 ‘리차드 St 조지 맨세르’(Richard St George Mansergh·1776-1780), 렘브란트 반 레인(1606-1669)의 걸작 ‘논쟁중인 두 노인’(Two Old Men Disputing·1628), 입체파 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우는 여인’(Weeping woman·1937), 프란시스 베이컨(1909~1992)의 ‘인체연구’(Study from the human body)(1949), 오귀스트 로댕(1840~1917)의 ‘생각하는 사람’, 얀 반 에이크(1395~1441)의 ‘인스 홀의 마돈나’(Ince Hall Madonna·1433), 아메데오 모딜리아니(1884~1920)의 ‘마뉴엘 험버트의 초상화’(Portrait of the painter Manuel Humbert·1916) 등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명작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밖에 NGV는 풍부한 컬렉션을 바탕으로 유아,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시니어 등 전 연령층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컬렉션을 감상하는 ‘디지털 크리에이티브’와 13~17세 학생들의 예술적 안목을 끌어 올리는 ‘NGV Teens’, 미래 예술가들에게 발표의 장을 제공하는 ‘Top Arts at NGV’, 시간적 제약이 없는 미술관 투어 등을 통해 문화발전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멜버른=글·사진 박진현 문화선임기자 jhpark@kwangju.co.kr
멜버른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중심가에 자리한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으로 갈 일이다. 멜버른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만남의 장소로 이용했을 만큼 오랜 세월 도시의 심장부 역할을 해온 멜버른의 1번지다. 도심 한 가운데 자리한 야라 강의 프린세스 다리를 건너면 빅토리아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Victoria·NGV)과 아트센터가 거대한 철탑과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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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국립미술관 입구 |
페데레이션 광장에 자리한 이안포터센터의 NGV오스트레일리아는 영국 식민지시대에서 부터 현재까지 호주의 예술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원주민 작가들의 작품들이 소장돼 있고 야라강의 킬다 로드에 자리한 NGV 인터내셔널은 유럽, 아시아, 미국, 오세아니아 등 각국의 방대한 예술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1968년 현재의 자리에 들어선 NGV 인터내셔날은 물위의 미술관을 연상시킨다. 청회색 석조건축물인 미술관의 단순한 조형미는 기하학적인 외관을 자랑하는 NGV 오스트레일리아와 좋은 대조를 이룬다.
NGV 인터내셔널 앞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시원한 물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미술관 정면 외벽에 물을 뿜어내는 분수를 설치해 마치 도심속 오아시스 같다. 분수 주변에선 전시를 둘러보고 나온 관람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망중한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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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호크니’기획전 |
마침 방문했던 시기에는 영국출신의 세계적인 팝아트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의 특별기획전이 개최돼 그의 화려한 캔버스가 미술관을 물들이고 있었다. NGV는 생존 작가 중 역대 최고가 낙찰가를 기록한 데이비드 호크니의 ‘자화상’을 비롯해 ‘5개의 초’(The five candles), ‘해바라기’, ‘삶’(Life), ‘한낮의 에펠타워’ 등 20 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미술관의 소장품은 아시아, 이집트, 현대미술, 디자인·건축, 패션& 텍스타일, 원주민 미술, 사진, 판화와 드로잉 등 30개의 갤러리로 나뉘어 전시되어 있다. 또한 시민들의 열린 사랑방인 로비에서부터 공연과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다목적 홀, 교육공간, 특별전을 위한 전용 전시실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관람객들의 동선과 편의를 위해 미술관 내부 어디에서도 쉽게 방향을 정할 수 있도록 각 전시관 마다 다른 색상의 관람로를 마련한 점이 이채롭다.
뭐니뭐니해도 NGV의 가치는 컬렉션에 있다. NGV 오스트레일리아가 식민지 시대부터 현재까지 호주의 회화, 조각, 판화, 드로잉 등 2만 5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 것과 달리 NGV 인터내셔널은 14세기부터 현재까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세계적인 거장들의 명작 등 7만 7000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영국, 프랑스 등 유럽과 북미 작가들의 회화, 조각작품은 15개 상설갤러리에서 전시되며 19세기 시대의 조각컬렉션은 작지만 질적으로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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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스타 티에폴로 작 '클레오파트라의 연회’ |
이들 컬렉션 가운데 조반니 바티스타 티에폴로(Giovanni Battista Tiepolo)의 ‘클레오파트라의 연회’(The Banquet of Cleopatra·1743-1744)는 클레오파트라가 로마 정치가 안토니오를 자신의 초호화 파티에 초대한 장면을 그린 미술관의 대표작이다. 18세기 베니스 출신의 조반니 바티스타 티에폴로(1696~1770)는 로코코 회화의 전형을 보여주는 화가로 성당의 천장화를 많이 그렸다고 한다. 가볍고 들떠 있는 분위기의 그의 그림들은 천사들의 손에 이끌려 천상화의 세계로 떠나는 듯한 환상적인 세부 묘사로 유명하다.
또한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1840~1926)가 1878년부터 3년 6개월동안 거주했던 파리 외곽의 베퇴유 풍광을 화폭에 옮긴 ‘베퇴유’(Vetheuil·1879), 18세기 영국 풍경화가인 토마스 게인즈버러(1727~1788)의 ‘리차드 St 조지 맨세르’(Richard St George Mansergh·1776-1780), 렘브란트 반 레인(1606-1669)의 걸작 ‘논쟁중인 두 노인’(Two Old Men Disputing·1628), 입체파 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우는 여인’(Weeping woman·1937), 프란시스 베이컨(1909~1992)의 ‘인체연구’(Study from the human body)(1949), 오귀스트 로댕(1840~1917)의 ‘생각하는 사람’, 얀 반 에이크(1395~1441)의 ‘인스 홀의 마돈나’(Ince Hall Madonna·1433), 아메데오 모딜리아니(1884~1920)의 ‘마뉴엘 험버트의 초상화’(Portrait of the painter Manuel Humbert·1916) 등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명작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밖에 NGV는 풍부한 컬렉션을 바탕으로 유아,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시니어 등 전 연령층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컬렉션을 감상하는 ‘디지털 크리에이티브’와 13~17세 학생들의 예술적 안목을 끌어 올리는 ‘NGV Teens’, 미래 예술가들에게 발표의 장을 제공하는 ‘Top Arts at NGV’, 시간적 제약이 없는 미술관 투어 등을 통해 문화발전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멜버른=글·사진 박진현 문화선임기자 jh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