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남도택리지-무안] 맛·멋·흥 가득 머금은 여름 여행지 무안으로 떠나요
2019년 07월 09일(화) 04:50 가가
동양 최대 10만평 연못 ‘회산백련지’
280m 백련교 포토존서 인증샷
톱머리·홀통 해수욕장 무더위 ‘싹’
도리포해변 일출일몰 장관 한눈에
뻘낙지·추어탕으로 건강도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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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은 한여름에 영산강과 갯벌, 하얀 연꽃을 만끽할 수 있는 ‘힐링여행 일번지’이다. 무안갯벌 세발낙지와 돼지 짚불구이 등 ‘무안 5미’(味)는 여행자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7월 25~28일에는 회산백련지에서 ‘사랑, 소망 그리고 인연’을 주제로 23번째 연꽃축제가 열린다. 한여름 무안의 멋과 맛, 흥을 찾아 ‘힐링 여행’을 떠나보자!
“보이는게 다가 아니다.” 회산백련지를 두고 하는 말인 듯 하다. 이곳은 연못 크기가 10만 평에 달해 동양 최대로 꼽힌다.
‘회산(回山)’은 마을이름이다. 일로읍 복용리에 위치한 연지는 과거 일제시대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만들었던 평범한 저수지였다. 1955년 여름, 인근 마을 주민이 저수지 가장자리에 백련 12주를 구해다 심었는데 그날 밤 꿈에 하늘에서 열두 마리의 학이 저수지에 내려와 앉는 꿈을 꾸었다. 그 모습이 마치 백련이 피어있는 모습과 같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회산백련지에는 백련 외에도 수련, 가시연꽃, 홍련, 애기수련, 노랑어리연 등 30여 종의 연꽃과 50여 종의 수생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메기와 붕어, 잉어, 가물치, 미꾸라지 등 민물고기들도 물속을 헤엄쳐 다닌다. 다양한 물속 식물들을 보다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면 넓은 백련지를 가로질러 놓여있는 백련교를 거닐면 된다. 280m 길이의 백련교를 걷다 보면 초록 숲에 들어와 있는 듯한 색다른 기분도 느낄 수 있다.
저수지의 둘레는 4㎞ 정도. 한 바퀴 도는데만 1시간은 족히 걸린다. 연못 주위로 산책로와 쉼터도 갖춰져 있다. 다리 곳곳에는 백련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도 설치돼 있다. 곳곳에 포토존이 있어 인증샷을 담기에도 좋다. 여름에 꽃을 피우는 특성상 백련지를 찾은 관광객들을 위해 곳곳에 안개 분수를 설치해 잠시나마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백련지 한켠에 유리로 둘러쌓인 건물이 눈에 띈다. 백련의 희고 우아한 곡선미를 건물 외형에 담아낸 수상유리온실이다. 1층 연 홍보관과 전시관을 둘러본 후 2층 식물원으로 올라가면 열대식물을 만날 수 있으며 얼음을 동동 띄운 연방차를 마실 수 있는 쉼터도 마련돼 있다. 유리온실에서 내려다본 백련지도 색다르다.
무더운 여름철 회산백련지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물놀이장도 운영된다. 개장기간은 7월 10일부터 8월 15일까지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파도풀과 유아풀, 어린이풀, 성인풀 등 5개의 풀과 놀이대, 워터터널 등 물놀이 기구가 갖춰져 있다. 다양한 연꽃을 감상하며 무더위를 날려버릴 수 있는 가족나들이 장소로 최고다.
무안에는 이름난 해수욕장이 의외로 많다. 여름철마다 인근 광주와 대도시권 피서객들이 무안의 해수욕장으로 많이 찾아오곤 한다. 대표적인 곳이 망운면 피서리에 위치한 톱머리 해수욕장이다. 톱머리는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다. 간조때 펼쳐지는 끝없이 넓은 백사장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모래놀이를 하며 여름바다를 즐기고 보호림으로 지정된 해송 숲이 해변과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해질 무렵에는 톱머리항에 나가볼만 하다. 톱머리항에는 독특한 등대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선박들의 안전항해를 위해 만들어진 항공기 모양의 조형등대다. 등대 너머로 붉게 물든 명품 일몰을 감상하는 재미는 덤이다.
현경면의 홀통해수욕장은 울창한 해송과 긴 백사장이 장관을 이루는 천혜의 자연발생적 유원지다. 해수욕과 야영, 바다낚시, 해수찜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여름 피서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썰물 때 드러나는 갯벌에서 조개와 굴을 채취할 수 있고 수심이 낮고 파도가 잔잔해 윈드 서핑의 최적지로도 평가받는다.
망운면의 조금나루 해수욕장. 본래 조금(조수(潮水)가 가장 낮은 때)에 한번 씩 배를 타고 건너야 하는 섬이었으나 지금은 육지와 연결되어 아무 때나 통행이 가능하다. 마을 끝에 툭 불거져 나온 듯한 위치에 있으며 4㎞가 넘는 긴 백사장에 울창한 송림까지 겸비한 천혜의 해수욕장이다. 조금나루에서 바라보는 서해 바다의 낙조 또한 황홀하다.
무안군과 영광군, 함평군의 경계를 이루는 해제반도 북서쪽 끝의 도리포 해변 역시 모래사장이 길고 송림이 우거져 있어 해수욕에 적당하다. 일출과 일몰을 같은 장소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이며 특히 도리포 포구 반대편 칠산 바다 쪽의 일몰 또한 장관을 이룬다.
더위 이기는 무안 뻘낙지와 추어탕
낙지의 고장 무안에 왔으니 당연 낙지를 만나고 가야 한다. 낙지를 원 없이 보고 원 없이 먹을 수 있는 ‘낙지골목’을 찾았다. 이곳에는 40여 개의 낙지 요리 전문점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낙지를 구입해 가기도하고 다양한 낙지요리를 맛보고 갈수도 있다. 수도권에서는 택배 주문도 많이 들어온다.
많고 많은 낙지전문점 중에 취재진이 낙점한 곳은 낙지골목 초입에 있는 ‘현경회타운’. 30년간 낙지요리를 하고 있는 박정자(73)씨와 아들 김현(45)씨 모자(母子)가 사이좋게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가게 앞 대야에는 수백마리의 낙지가 크기별로 담겨 있다. 살아있는 갯벌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무안 뻘낙지는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낙지는 다양하게 요리가 가능하다. 연포탕, 비빔밥, 낙지볶음, 산낙지, 당고, 기절낙지, 호롱구이, 초무침, 산낙지육회까지 다양하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이 된다면 코스요리를 선택하면 된다.
살아있는 낙지를 그대로 다져 먹는 탕탕이, 탕탕이에 육회를 함께 먹는 소고기 탕탕이, 소고기 대신 계란 노른자와 참기름을 넣고 후루룩 마시기 좋은 낙지 당고, 기다란 나뭇가지에 돌돌 말고 양념을 발라 구운 낙지호롱구이, 국물이 시원한 연포탕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맛이다. 더운 여름에는 낙지물회도 인기다.
낙지 마니아들은 ‘진짜’ 낙지요리는 ‘기절낙지’라고 입을 모은다. 낙지를 기절시켜서 먹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소쿠리에 살아있는 낙지를 넣고 소금을 넣어 주무르면 낙지 몸속 불순물들이 나오면서 낙지가 기절을 한다. 기절한 낙지를 한 손으로 잡고 머리부터 다리 끝까지 깨끗하게 훑어준 다음 나무젓가락에 감아 초고추장에 찍어먹는다. 기절했던 낙지는 초고추장을 만나는 순간 다시 깨어난다. 맛은 훨씬 개운하다. 문의 061-453-2565.
여름 대표 보양식 중 하나인 추어탕을 맛있게 한다는 현경면 ‘서당골’을 찾았다. 얼마 전 서울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제요리&제과경연대회에서 추어탕을 들고 나가 당당히 금상을 차지한 홍기님(60) 대표가 운영하는 곳이다.
서당골에 들어서자 밥 냄새가 가장 먼저 반긴다. 갓 지은 밥 만큼 식욕을 돋구는 음식이 있을까. 음식 주문과 동시에 밥을 짓기 시작한다는 주인아주머니의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진다.
“밥이 완성되기까지 7분이면 됩니다. 1인용 스테인레스 압력솥으로 밥을 하거든요. 갓 지은 밥이 맛있기 때문에 솥밥을 드시고자 오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밥이 지어지는 동안 반찬을 준비하고 미리 끓여둔 추어탕을 뚝배기에 담아 다시 끓여주면 금방 상차림이 완성된다. 솥밥은 다른 그릇에 덜어놓고 식사를 하고, 솥에 눌러붙은 누룽지에는 물을 부어 누룽지로 불렸다가 마지막에 먹으면 된다.
추어탕은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다. 잘게 다진 청양고추와 들깨가루를 추가했더니 자극적이지도 않고 담백하기까지 하다. 민물고기를 비리지 않게 끓이는 비법이 있나 묻는 질문에 홍 대표는 ‘된장’이라고 답해준다. 매년 콩 열가마니 분량의 메주를 쑤고 장독에 수년동안 묵혀 담근 된장을 넣어 끓이기 때문에 깊은 맛이 나고 민물고기의 비린내도 제거된다. 문의 061-453-1171.
/이보람 기자 boram@
/사진=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