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한빛원전…후쿠시마를 잊지말자”
2019년 03월 12일(화) 00:00
후쿠시마 핵사고 8주기 맞아
‘핵없는 세상 광주전남행동’
문제원전 조기 폐쇄 등 촉구

광주전남지역 2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핵없는세상 광주전남 공동행동’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8주기를 맞는 11일 광주시 동구 충장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 번 핵사고가 일어나면 끝이다. 관계당국은 한빛원전 4호기로 대표되는 문제 원전 조기폐쇄 등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제공>

“복구비용 최대 800조원, 피난민만 5만명. 광주전남은 후쿠시마 핵사고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한번의 핵사고는 결코 돌이킬 수 없다.”

영광 한빛원전에서 직선거리로 40㎞ 떨어진 광주 도심에서 11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8주기를 맞아 ‘문제 원전 조기 폐쇄·노후 원전 수명연장 반대’를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핵없는세상 광주전남행동은 이날 오전 광주 동구 충장로 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은 후쿠시마 핵사고가 일어난지 8년째 되는 날이다. 8년이 지났지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핵사고 난민이 아직도 수만명에 이른다”며 “우리는 후쿠시마 핵사고를 잊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단체는 “일본의 민간싱크탱크인 일본경제연구센터는 후쿠시마 복구비용을 최대 800조원으로 예상하고,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방사능 오염이 22세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핵폐기물 반감기가 수만 년임을 고려하면 ‘영원히 봉인된 후쿠시마’는 과한 표현이 아니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시작된 관심은 자연스럽게 영광 한빛원전으로 옮겨갔다.

단체는 “광주에서 가까운 영광에는 6기의 핵발전소가 있는데 수시로 설비 고장이 일어나고 있다. 격납건물(콘크리트 돔 모형) 내부 철판 부식, 구멍은 물론 최근 7개월 새 화재도 5번이나 발생했다”며 “가정집에서도 발생이 쉽지 않은 화재가 영광 핵발전소에서는 정기 화재진압 훈련하듯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관계당국은 ‘원인을 밝히고 철저한 대책을 강구하겠다’라는 정도의 대책이 고작이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한 번의 핵사고는 체르노빌, 후쿠시마처럼 결코 돌이킬 수 없다”며 노후한 원전 수명(40년) 연장 반대와 문제 원전 조기 폐쇄를 주장했다.

1986년 상업발전에 들어간 한빛원전 1호기가 2025년 12월 22일 수명 만료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42년 6호기까지 순차적으로 설계 수명이 완료된다. 한빛 3·4호기는 수시로 설비고장을 일으키고 격납건물 철판 부식, 윤활유 유출 등 부실시공 의혹마저 짙은 상황이다.

광주지역 환경단체는 올해 초 “감사원이 직접 한빛원전 시공 및 관리 부실에 대해 감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핵없는세상 광주전남’은 광주시민단체협의회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지부, 광주·전남·순천·여수·목포 환경운동연합, 광주전남녹색연합,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등 2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됐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