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일자리 시장인가?
오광록 정치부 기자
2018년 11월 30일(금) 00:00
“미리 뽑을 사람을 정해 놓고 ‘공정한 방법으로 일꾼을 뽑겠다’고 말하는 것은 구직자를 두 번 죽이는 것입니다.”

광주시의회 환경복지전문위원(개방형 4급 상당) 공모에 응시했다가 낙방한 A씨가 29일 털어놓은 하소연이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을 보건복지분야 경력자로 소개한 그는 이번 광주시의 전문위원 공모 과정에 문제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우선, 이용섭 광주시장의 지방선거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인사가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시의회에서 일한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다. 여기에 대해서는 광주시의원들도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환경복지위원회 시의원들은 “전문위원을 시장 캠프 인사가 맡게 되면 시정 감시 시스템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구직자에게 상처를 남긴 것도 뼈아픈 일이다. 이미 캠프 인사의 서류접수 소식을 언론 등을 통해 접한 다른 응모자들은 그래도 ‘공정한 경쟁’을 보장한다는 광주시를 믿고 면접장에 나왔다. 하지만 이들의 일자리에 대한 간절함은 면접 과정에서 산산이 무너졌다. A씨가 면접위원들로부터 받은 질문은 ‘자기 소개, 부하 직원 관리 방안, 하고싶은 말’ 등으로 허술하기 그지 없는 것들이었다.

전문위원이 된 시장 캠프 인사의 전문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공모에서 광주시는 ▲조례안·예산안·결산안 전문지식 ▲행정경험 풍부 ▲의회 근무 경험 등을 직무수행요건으로 명시했는데 이 캠프 인사에게서는 그 어떤 전문성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시의원들의 지적이다.

시장 캠프 관계자의 ‘낙하산 인사 논란’은 시의회에서 뿐 아니라 최근 광주시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광주시의회가 오는 12월 10일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는 광주환경공단이사장 자리에도 이미 환경 분야 경험과 지식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진 선거 캠프의 또 다른 인사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파다해 시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소문처럼 선거 캠프의 또 다른 인사가 광주환경공단이사장이 된다면 광주시의 대표 환경 기관 수장을 비전문가의 손에 맡기고, 그에 대한 감시와 평가도 시의회의 ‘비전문가인 전문위원’이 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전문위원에 이어 환경공단의 공모마저 정당하게 마무리되지 않고 ‘낙하산 인사’로 끝나면 광주시의 일자리 정책은 오점을 남기게 된다. 구직자에게 상처만 남기는 광주시의 공모가 되풀이되면 “민선 7기 시정의 핵심인 ‘일자리 창출’이 결국에는 ‘전문성 없는 시장 측근을 챙기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손가락질하는 시민만 늘어날 것이다.

/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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