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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옥 송원대 사회복지학과 대학원 주임교수] 스웨덴의 복지를 바라보며

2017. 08.17. 00:00:00

선진 복지국가를 꼽을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국가가 스웨덴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했던 ‘비전 2030’의 모델이 바로 스웨덴이다. 물론 이에 필요한 재원 마련 방법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이러한 비전을 비판했던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에서도 무상급식, 무상의료 등의 내용이 다시 제기되기도 했다.
스웨덴의 복지는 어떤 모습이기에 복지 선진국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두 배 면적이지만 인구는 약 1000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나라에서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가 정착 된 것은 한손 총리 덕분이다. 독학으로 정계에 뛰어들어 사회민주당의 개혁정책을 주도함으로써 현재의 스웨덴 복지의 기틀을 마련한 한손 총리의 정책은 ‘국민의 가정’이라는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 여기에는 ‘사회계층 간의 장벽을 넘어 모든 이에게 안락한 가정을 만들어 주고자 하는 포괄적 복지 개념’이 함축되어 있다. 이를 통해 1950∼1960년에 최고의 복지수준을 완성했다. ‘황금의 스웨덴 복지국가’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스웨덴의 사례는 정치인이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국가가 발전적으로 변모해 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스웨덴 복지의 특징은 폭넓은 복지와 함께 높은 세금 부담률로 압축할 수 있다. 학교나 보육, 건강, 연금, 노인복지, 사회복지사업 등을 국가가 거의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재원을 높은 누진과세와 각종 보조금 제도를 통해 조달해 분배하고 있다. 그 정책의 핵심은 각 계층의 수입을 재분배함으로써 빈부의 격차를 좁히는 것이다. 실제 국가 전체예산의 약 3분지 1이 사회복지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다고 한다. 조세부담이 큰 데도 국민의 저항이 적었던 이유는 모든 국민이 보편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내용으로 꾸려졌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정책 기조 역시 모든 국민에게 보편적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하지만,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수반되지 않은 채 산발적으로 복지의 내용을 확대해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다소 시일이 걸리더라도 국가가 복지의 큰 그림을 그리고 이에 근거해 복지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전개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스웨덴 복지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일을 해야만 복지가 따라온다는 점이다. 노동자들은 추가 근무도 야근도 웬만해서는 하지 않는데, 정해진 시간만 일을 해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단, 일을 해야만 복지가 주어진다. ‘고용이 복지가 되는 국가’가 스웨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고용에 따른 복지혜택을 늘릴 필요가 있으며 일할 수 있는 고용 분위기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한 예로 스웨덴은 출산율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높이기를 동시에 달성한 국가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이는 보육·자녀 양육정책, 일가정 양립정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이들 정책 간에 상호 유기적 연계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보육시설 부문에서는 부모 부담 보육료 상한제를 도입해 모든 시설의 보육료는 일반가구 소득의 3%를 넘지 않도록 책정하고 나머지 보육비용의 80% 이상을 국가가 책임지고 있다.
양육과 관련해서는 아동에게 보편적 아동수당으로 매월 소득에 상관없이 117유로를 지급하고 가족 양육수당 등을 지급함으로써 친육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사회적 보험제도로 출산휴가, 양육비 지원, 각종 건강검진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복지는 주먹구구식인데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느냐에 따라 매번 그 틀이 흔들리고 있다. 선심성 공약과 제도가 남발되면서 일반인들이 국가가 시행하는 복지의 큰 틀과 방향성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스웨덴의 복지제도를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들지만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 스웨덴이 복지제도를 정비할 때의 상황과 우리나라의 사정은 다르다는 점이다. 스웨덴이 복지의 기틀을 마련했던 시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중립적 입장을 취하면서 전쟁의 피해를 적게 받았던 때다. 국토의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조기 산업화를 일궈내면서 재원 마련이 가능했다는 점도 있다. 그러므로 무분별하게 스웨덴의 복지나 다른 북유럽식 복지를 받아들이기보다는, 먼저 복지에 대한 국민 공감대 형성과 부의 재분배에 대한 국민적 인식 전환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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