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고 '아트시네마' <5> ‘대전아트시네마’
100석 소극장, 직접 제작한 영화도 상영합니다
고전·제3세계 영화 상영 중점…극장 소재 '꽃의 왈츠' 첫 영화
2016년 11월 18일(금) 00:00
대전역 인근 구도심에 위치한 대전아트시네마에 들어서면 오래된 카페에 온듯한 느낌이 든다. 낡고, 약간은 촌스러운듯한 분위기. 무언가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공간처럼 느껴진다. 1000여장이 넘는 DVD와 책 등이 꽂힌 책장 앞의 긴 탁자는 간단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자 티켓 예매 창구 역할도 한다. 영화 제작에 사용하는 조명 기구와 카메라, 오래된 영화 포스터가 소품처럼 자리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 김영진 평론가 등이 다녀갔던 개관 1주년 기념 행사 포스터도 눈에 띈다.

대전아트시네마는 지난 2006년 문을 열었다. 그 중심에는 1990년대 후반부터 시네마테크 대전에서 활동한 해온 강민구 대표가 있다. 시네마테크 영화제를 하면서 매번 상영관을 찾는 게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였다. ‘안정된 상영 공간의 확보’. 어쩌면 무모하다고 볼 수 있는 민간예술영화관 개관은 거기서 출발했다.

시작은 대전 신시가지인 서구 월평동 옛 선사시네마(196석)였다. 하지만 영화관이 있던 건물에 노인병원이 들어서면서 이전을 해야했고 1년만에 현재의 자리로 옮겨왔다.

낡은 건물 3층에 위치한 대전아트시네마는 당초 동보극장이 자리했던 공간으로 200석 규모를 100석으로 리모델링해 사용하고 있다. 대전 지역 유일의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역할을 해오던 아트시네마는 2014년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술영화관 지원사업에서 탈락하고, 멀티플렉스가 예술영화관을 운영하면서 관객이탈도 심화되는 등 고전했지만 그 불씨를 꺼트리지 않았고 여전히 영사기는 돌아가고 있다.

1년 관람객은 약 9000여명 수준. 시네마테크에서 출발한 아트시네마의 정체성은 상영작을 살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전반적으로 예술영화 관객층이 청년층에서 중년 여성으로까지 확장되면서 많은 영화관들이 좀 더 쉽게 볼 수 있는 영화에 무게중심을 두는 데 반해 아트시네마는 다른 어떤 극장보다 ‘마이너한 프로그램’을 상영한다. 요즘 유행하는 흥행 재개봉작 대신 영화사에서 길이 남을 ‘진짜 고전영화’와 제 3세계 영화, 다양한 프랑스영화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대전 아트시네마는 교육청과 연계해 어린이 관객들이 어른 관객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대전문화재단과 함께 ‘아티언스 대전’ 페스티벌 기획 중 하나로 ‘위대한 상상: 영화가 바라본 과학’ 영화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또 시네마테크와 연계해 정기적으로 제작워크숍과 비평 워크숍도 진행한다. 관객들은 자발적으로 한달에 한번 일요일 오후 함께 모여 영화를 관람하는 ‘대전아트시네마 밴드’도 운영중이다

대전 아트시네마의 가장 큰 특징은 자체 영화를 제작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아트시네마 10주년 영화제에서 선보인 첫 작품은 ‘꽃의 왈츠-극장전 파트 1’이었다, 30분 분량의 영화로 제작비는 700만원 정도가 들었다. 강 대표가 감독, 각본, 촬영, 출연했고 지역의 연극배우, 극장이 진행한 연극 워크숍 등에 참여했던 이,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올해도 현재 두번째 작품을 준비중이다.

“각 극장이 자기만의 독특한 콘텐츠가 없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극장에서만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건 힘들기는 하지만 의미있는 일입니다. 궁극적으로 다른 극장에도 배급해 ‘대전아트시네마’의 컨텐츠를 확장시키는 것도 필요하구요.”

강민구 대표는 “영화관 운영은 어렵지만 한국 독립영화들을 상영하는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영화를 제작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점에서도 의미있다”고 말했다.

대전아트시네마는 시네마테크 대전, 협동조합 ‘마을극장 봄’, ‘소소유랑극장’과 한몸처럼 움직인다. 소소유랑극장은 영화제작 교실, 영화 비평 등 강좌와 함께 배급까지도 진행하고 있으며 대전아트시네마의 영화 제작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협동조합 ‘마을극장 봄’은 마을 주민들이 직접 영화관 운영에 참여하는 거죠. 극장에서 어떤 영화를 틀고, 그 영화를 통해, 또는 함께하는 관계를 통해 지역 공동체와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과정들이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며 돌파구를 모색하는 대전아트시네마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글·사진=김미은기자 meki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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