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고 '아트시네마' <3> 서울 ‘KT&G 상상마당 시네마’ ‘에무 시네마’
2016년 11월 10일(목) 00:00
음악영화제·대단한 단편영화제 기획전 ‘명성’
■‘에무 시네마’ 누워서 관람 ‘빈백 좌석’ 숲 보이는 힐링 로비 인기
■‘상상마당 시네마’ 지난해 5만여명 찾아 … 대기 관객 위한 만화방 눈길

지난 2007년 문을 연 KT&G 상상마당 시네마는 ‘음악영화제’, ‘대단한 단편영화제’ 등 기획전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서울 홍대 인근은 문화와 예술의 넘쳐나는 젊은 거리다. 이곳의 랜드마크는 연 140만명이 다녀가는 KT&G 상상마당. 지난 2007년 KT&G가 지하 4층, 지상 7층 규모로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 상상마당은 라이브홀, 디자인 스퀘어, 갤러리, 아카데미, 스튜디오, 카페 등을 갖췄다.

지하 4층 ‘상상마당 시네마’에 들어서니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로비가 반긴다. 수시로 색깔을 바꾸는 상영관 입구, 익숙한 영화 포스터와 영화관 프로젝트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세상에 하나뿐인 포스터’가 어우러진 벽면이 인상적이다.

재미있는 공간이 눈에 띈다. 영화 ‘부다페스트 그랜드 호텔’에 등장했던 로비 보이가 서 있는 ‘만화방’이다. 1000여권이 넘는 만화가 빼곡히 꽂혀있어 공간은 영화 상영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좌석은 77석 규모로 지난 해 관객은 5만여명 수준이었다. 또 관객층도 타 지역 예술관보다 젊은층의 비율이 높다. 올해 9주년 기념행사를 갖기도 했던 ‘상상마당 시네마’를 많은 영화팬들에게 ‘각인시킨’ 건 1년에 세 차례 꽤 큰 규모로 진행하는 기획전이다.

‘단편 영화의 미래를 보여준다’는 취지로 매월 9월 열리고 있는 ‘대단한 단편영화제’는 공모를 거쳐 선정한 25편을 상영하는 축제로 대단한 관객상 등 관객들이 참여하는 시상식도 열고 있다. 특히 5회부터는 ‘대단한 디자인’ 프로젝트와 콜라보레이션을 시도, 주목할 만한 디자이너들이 단편영화들의 ‘포스터’를 제작해주고 있다. ‘필름 라이브:KT&G 상상마당 음악영화제’는 인기 기획전 중 하나다. 지난해에는 ‘힙합’을 주제로 영화제를 열었고, 9회째를 맞은 올해는 ‘재즈’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짜 인기를 모았다. 연말에 진행하는 ‘씨네 아이콘-배우 기획전’은 매년 가장 빛나는 활약을 보인 스타들을 만나는 ‘올해의 아이콘’과 각광받은 신예들을 조명하는 ‘씨네 아이콘’으로 구성, 많은 관객을 모으고 있다.

극장 측은 배급과 마케팅까지도 같이 진행한다.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초기작인 ‘돼지의 왕’을 배급했고, 올해는 광주 출신 이소현 감독의 ‘할머니의 먼집’을 배급했다.

개관 초기부터 ‘단편’ 영화에 방점을 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매달 주제를 정해 진행하는 ‘단편상상극장’이다.

“초창기에는 공을 들이는 데 비해 효과가 별로 없었죠. 최근에는 독립영화 쪽에서 흥행작도 나오고 ‘미생’의 변요한이나 ‘아가씨’의 김태리 처럼 스타 배우들도 나오면서 매진, 앙코르 상영하는 프로그램도 많아요. 무엇보다 단편영화에 관심이 적었던 사람들이 새로운 관객으로 흡입돼 다른 단편 관객으로 확대되는 걸 보면 흐뭇합니다.”

김신형 프로그래머는 “모기업이 문화 공헌 차원으로 문을 연 공간이라 다른 예술영화관보다는 운영에 좀 여유있는 편”이라며 “숨어 있는 영화들을 놓치지 않고 관객들에게 소개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무시네마는 올해 5월에 문을 연 신생 영화관이다. 광화문 인근 서울역사박물관 뒤 골목길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 ‘에무’ 2층이 보금자리다. ‘에무’는 출판사 ‘사계절’ 창립자인 김영종씨가 관장을 맡고 있다.

당초 이곳은 아내 강맑실씨가 운영하던 사계절 출판사가 사용하던 공간이었다. 출판사가 파주출판단지로 이전하면서 2014년 갤러리, 공연장, 지중해 레스토랑을 오픈했고, 올해 운영을 시작했다. 공간 이름은 유명한 예언자 에라스무스에서 따왔다.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 영화 ‘카스블랑카’의 유명한 대사가 적힌 계단을 오르면 영화관이다. ‘에무시네마’의 매력 중 하나는 ‘숲’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상영관 뒤 공간이다. 영화 포스터와 함께 다양한 책이 꽂혀 있는 공간에선 ‘사계절’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곳은 경희궁 숲이다. 도심에서 만나기 어려운 힐링 공간이다.

상영관으로 들어서면 아늑한 분위기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거의 누워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빈백 좌석’으로 인기 만점이다. 스크린 바로 앞에 놓인 좌석을 예매하면 슬리퍼를 제공해준다. ‘잠이 들면 깨워드린다’는 안내 문구가 흥미롭다.

에무 시네마 인근에는 우리나라 예술영화 전용관의 대표주자인 ‘씨네큐브’가 있다. 광화문 씨네 큐브가 중장년층 중심이라면 이곳은 상대적으로 젊은 관객들이 많다. 20∼30%가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신생 공간이지만 한달에 1000명 넘게 다녀갈 정도로 ‘입소문’이 났다.

“사실, 영화관 위치로는 좀 외진 편인데 한번 오시는 분들은 다들 호기심을 보이시는 것같아요. 그래서 재방문율이 아주 높습니다. 요즘 붐처럼 일고 있는 재상영 영화는 틀지 않는 걸 원칙으로 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현재’의 영화를 보여주고 싶거든요. 다양한 영화를 소개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시혜지 프로그래머의 말이다.

영화관을 알린 일등공신 중 하나는 한국영화를 ‘영어 버전’으로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다른 극장이 갖고 있지 않은 ‘독보적’ 기획이다. 극장이 체코대사관 등 외국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위치에 있다 보니 한국 영화를 영어 자막으로 보고 싶다는 요청이 많았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테이프를 끊었고, ‘부산행’, ‘서울역’, ‘아수라’ 등이 뒤를 이었다. 지금은 ‘최악의 하루’, ‘파티 51’, ‘춘몽’ 등 한국 독립영화로까지 그 폭을 넓히며 외국인들에게 ‘한국 독립·예술 영화의 매력’을 소개하고 있다.

/김미은기자 mekim@kwangju.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