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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 크라우스 “관람객도 작품 … 예술에 완성은 없죠”
미리보는 2016 광주비엔날레 <5> 참여작가 인터뷰

2016. 08.26. 00:00:00

베른 크라우스가 무등현대미술관에 설치한 ‘정원이 아닌 정원’ 작품 일부. 미술관 앞 잔디를 깎아 여성 머리를 형상화했으며 관람객들도 작품에 참여할 수 있다.

“예술은 완성이 없어요. 관람객들이 보고 감상하는 것 자체가 작품 일부분이죠. 개인마다 느끼는 점이 다를테니 작품은 항상 변화하고 있어요. 작가가 직품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더라도 관람객들이 다르게 느꼈더라면 그것도 정답입니다. 작품은 항상 미완성으로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20일 무등현대미술관에서 만난 네덜란드 출신 ‘2016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 베른 크라우스(Bernd Krauss·48)는 “예술은 완성된 작품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정에 중점을 두겠다는 마리아 린드 총감독과 견해가 일치했다. 베른 크라우스 작가와 마리아 린드 총감독은 오랜 시간 북유럽에서 함께 활동하며 예술에 대한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광주에 머물며 작품을 설치중인 베른 작가는 ‘정원이 아닌 정원(T.U.N. Tradgard Utan Namn)’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관람객들이 작품을 보고 정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기에 붙인 이름이었다.

작품을 살펴보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전시장 중앙에는 정사각형 이불이 놓여 있고 약 200m 길이 밧줄이 바닥에 펼쳐져 있다. 밧줄은 중간중간 세워진 높이 10㎝ 나무토막을 한바퀴 두르기도 하고 손질하고 남은 고추씨와 꼭지를 감싸고 있기도 했다. 한쪽 벽에는 농기구 갈퀴가 세워져 있었다.

“미술관에 도착해 주변을 둘러니보 등산객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멀리 무등산이 보이고 인근에는 등산용품점이 많이 위치해 있었어요. 크게 등산을 콘셉트로 잡자고 생각했습니다. 밧줄은 정송규 무등현대미술관 관장님과 양동시장에서 구입했고 나무토막들은 주변에서 주워온 것들이에요.”

베른은 ‘김치 플레이스(place)’란 단어를 자주 언급했다. 전날 들른 인근 분식집 옆에서 본, 고추를 말려놓은 장소를 이르는 말이었다. 전시장에 놓인 고추씨와 꼭지는 말린 고추를 다듬는 모습이 신기했던 베른 작가가 얻어 온 것들이었다.

작품은 멀리서 보면 베른 작가의 광주 행적을 알 수 있는 지도였다. 베른 작가는 정원을 산책하듯 관람객들이 밧줄을 따라 걷거나 중간중간 세워진 나무토막들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밧줄 끝에는 가위가 매달려 있었다. 그는 갑자기 가위를 들더니 정문 앞 잔디 일부를 깎으며 관리하기 시작했다. 잔디를 작품 소재로 활용하려는 생각이었다. 전시장에서 시작된 작품은 정문 앞 잔디를 거쳐 무등산까지 포함하고 있다. 인간과 자연과의 소통을 표현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잘려진 잔디를 모은 작가는 전시장 안으로 가져가더니 여자 머리 모양으로 놓았다. 동전으로 눈·코·입을 표현한 점이 재미있었다. 전시 기간 관람객들은 누구나 가위를 가지고 잔디를 깎아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이어 베른 작가는 손을 펴더니 금빛으로 빛나는 손톱크기 세모뿔 모양을 보여줬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초콜릿 포장지로 만든 작은 산이었다. 관람객들도 초콜릿을 먹고 남은 포장지로 원하는 산 모양을 만들어 전시할 수 있다.

베른 작가는 정송규 관장 작품이 전시된 2층과 옥상, 주차장도 활용할 계획이다.

“9월말까지 머물며 상황에 따라 작품 배치를 꾸준히 바꿀 계획이에요. 아직 한국 가을을 경험해보지 않아서 어떻게 구성할지는 모르겠어요. 예술엔 정답도, 완성도 없으니까요.”

/김용희기자 kim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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