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현 광주범죄피해자지원센터 상담지원위원장] 범죄피해자 일상 복귀 함께 합니다
2015년 10월 13일(화) 00:00
“당신이 웃는 내일을 희망합니다.”

전국 58개 범죄피해자 지원센터의 슬로건이다. 광주 범죄피해자 지원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항상 가슴에 품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내가 짊어져야 하는 짐이라도 되는 것처럼 항상 등에 업고 다니는 느낌도 든다. 어떻게 하면 피해자에게 웃음을 줄 수 있을지 실로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를 달고 사는 셈이다.

사회가 있는 곳에 범죄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정말 아무런 이유도 없는 범죄로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다. 마트 주차장에서 누군가가 납치 살해당하고, 층간 소음 문제로 인한 사소한 말다툼으로 누군가는 피해자가 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범죄자가 되는 현실이다. 우리 주변 곳곳에서 예기치 못한 범죄 피해자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찾아오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길에서 쳐다봤다는 이유로, 술집에서 시끄럽게 떠들었다는 이유로 시비가 된 사례부터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살인, 강도 등 안타까운 사연이 줄을 잇는다. 이들의 사연을 듣다보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 이웃의 누군가가, 혹시 모를 내 가족 중의 누군가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상담자와 두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는 일이 다반사가 되기도 했다.

우리 주변에는 범죄 피해로 인해 사연을 가진 이들이 많다. 또 그들 중 상당수는 범죄로 인해 가정 생활마저도 힘들어지기도 한다. 누군가가 휘두른 흉기에 가장을 잃은 가족도 있고, 누군가가 저지른 방화로 인해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병원비를 떠안은 이도 있다. 이들 대부분은 생계비, 치료비, 학비 등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범죄로 인한 피해 사실을 밖으로 알리지 못하고 스스로 감내하고 있다.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는 생계비, 치료비, 간병비, 학비, 주거 이전비, 심리치료비, 현장 정리비, 취업활동비 등 경제적 지원 외에도 법정동행, 일손 돕기, 주거환경 개선, 자조 모임 등을 통한 피해자 보호 지원에 노력하고 있다. 또 피해자와 함께하는 힐링캠프, 사랑의 김장나누기 등을 함께 진행하면서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범죄 피해자 보호법’이 개정됨에 따라 올해부터는 수사과정에서 범죄 피해자들에게 권리와 지원제도를 의무적으로 설명하도록 돼 있다. 수사 기관이 범죄자에게 ‘미란다 원칙’을 근거로 체포 당시 변호사 선임과 진술거부권 등을 통보하듯, 범죄 피해자에게 권리를 알려주는 제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회적 약자들은 부모나 배우자 등과 함께 조사를 받을 수 있고, 특정 사건의 경우에는 가명으로 조서를 작성할 수 있으며, 증인으로 출석할 때에는 비공개 심리를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 강력사건 범죄로 정신적 피해를 입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는 광주스마일센터가 임시 거주 공간과 심리 상담·치료, 재활치료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한다.

범죄피해자지원센터 활동의 많은 부분은 자원봉사로 이루어지고 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분들은 기부금으로, 상담자격이 있는 분들은 상담봉사로, 법조인은 법률 지원으로, 의료계에 계신 분들은 의료지원 등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있다. 봉사활동에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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