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오랜 역사와 문화 간직한 사직동
2015년 09월 08일(화) 00:00

[구용기 사직동문화재보존을위한시민모임 대표]

광주정신과 역사가 깃든 다양한 유·무형의 자원과 최초의 근대공원인 ‘광주공원’, ‘사직공원’, ‘광주천’ 등의 생태자원이 널려 있는 사직동의 매력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직동이 갖고 있는 매력 중 으뜸은 시대를 초월하여 불의에 맞서 분연히 일어서는 광주정신의 중심지로서의 사직동을 이야기할 수 있다.

성거산(광주공원)은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였을 때, 당시 광주목사였던 권율의 의병 창의와 구한말 명성황후 시해와 단발령에 항거하기 위해 기우만 의병장의 거병 거의가 있었던 의병부대 주둔지다. 구한말 호남지역 최고의 의병장이었던 기삼연, 심남일 의병장의 순국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일제는 민족정기말살과 항일 의지를 꺾기 위해 성거산을 훼손하고 신사를 세우고, 주변지역인 불로동, 호남동, 수기동 등에 일인 주거지를 형성하고 1917년에는 성거산 1만여 평을 공원으로 조성하여 일인들의 위락시설로 이용했다.

이때부터 성거산은 본래의 이름을 잃고 광주공원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후 총독부는 광주공원 신사를 국격신사화 하여 관리하게 한다. 이후 1929년 11월 3일 신사참배에 강제동원된 광주일고 학생들과 일본학생, 일본상인들과의 물리적 마찰은 광주학생독립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다. 1929년 11월 3일 강제동원되었던 광주지역 학생들이 울분을 삭히며 올라갔던 돌계단을 지금의 우리들은 그 역사와 의미를 망각한 채 밟고 있다.

이처럼 성거산(광주공원)은 일제침탈과 이에 항거했던 우리 조상들의 항일의 역사가 함께 깃든 곳이며, 4·19의거 기념관과 추모비가 있으며 1980년 5·18 민중항쟁 당시에는 공원광장에서 총기교육 및 부대편재를 했던 장소다. 1987년 6월 항쟁 당시에는 중앙로 서현교회 앞이 가장 치열한 민주항쟁지로 수많은 민주투사들의 피땀이 스며들어 있다.

광주시민과 외지 방문객에게 자랑스러운 광주정신과 역사를 알리기 위해 2회에 걸쳐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토론회에서는 역사·문화유산이 풍부해 광주 어느 지역보다 훌륭한 조건을 갖고 있는 사직동에 광주역사와 정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빛고을 역사문화 기념관을 건립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실제로 사직동에는 광주공원, 사직공원, 광주천 등 생태적 자산 외에도 성거사지 5층 석탑, 광주향교, 광주학교역사의 중심이었으며 최초의 금융조합이 있었던 사마재터, 비석거리, 사직단, 양파정, 석서정 등 유적이 많다. 또 광주 3·1운동전개지였던 작은 장터와 큰 장터, 심남일 의병장 순국비, 관덕정, 광주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빛의 타워, 항일독립투사의 거점으로 쓰였던 최부자(최상현) 가옥, 쌍효문, 6월 민주항쟁의 전개지였던 서현교회, 5·18민중항쟁 시민군 편성지 등 나열하기 힘들만큼의 문화·역사 자산이 풍부하다.

풍부한 문화·역사자산과 생태적 자산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한 활동이 절실한 가운데 사직동소재 마을기업 ‘꿈꾸는 거북이’는 아시아문화전당의 관광코스와 양림동 역사문화마을과의 연계를 위해 자체적으로 ‘빛과 얼이 깃든 의향길’, ‘아리랑길’, ‘시와 문화가 있는 문학길’ 등 3가지 코스로 사직동 둘레길을 개발했다. 또 주민들이 주축이 된 마을해설사 양성과 마을인문학 교실, 마을지 발간 등 다양한 마을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으며, 마을해설사는 시나 구의 지원 없이 주민들의 자원봉사활동으로, 사전에 전화예약을 하면 탐방인원에 관계없이 상시 이용가능하다.

광주의 진산이 무등산이라면 성거산은 광주를 지키는 비보산이라 한다.

1187m의 무등산의 힘찬 정기가 60미터의 성거산에 가로 막혀 도심의 한복판에 좋은 기운을 오랫동안 머물게 하여 광주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구전돼 온다.

성거산은 거북이 형상을 하고 있어 성구강(聖龜岡)이라고도 했다. 우리 선조들은 거북이를 성스러운 동물로 여겼기에 이 거북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못하도록 목 부위에 성거사지오층석탑을 세웠다는 설화도 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윗곳바실, 아랫곳바실, 효열정려문, 성거사, 사마재, 한진사댁등은 이야기로만 내려오지만 지금도 이야깃거리가 많은 동네이며, 광주에서 있었던 크고 작은 일들을 지켜보며 불의에 항거하는 광주정신을 간직한 동네가 사직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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