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춤추는 금빛 물결 … 눈부신 가을 산책
2011년 10월 31일(월) 00:00 가가
<38> 순천만 갈대길 해룡 와온~별량 화포
순천만 흘러드는 물길따라 아름다운 갈대천국
철새 노닐고 갯벌생물·습지식물 어울려 장관
순천만 흘러드는 물길따라 아름다운 갈대천국
철새 노닐고 갯벌생물·습지식물 어울려 장관


불어오는 바람에 갈대잎이 물결치듯 일렁이는 순천만을 거닐어보라. ‘순천만 갈대길’은 해룡면 와온마을에서 출발해 별량 화포까지 갯벌생물과 자연생태계를 관찰하며 걸을 수 있는 도보길이다. /김진수기자 jeans@kwangju.co.kr
‘따뜻하게 누워있는 바다’… 와온(臥溫)이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곽재구 시인의 어느 글을 통해서였다. 지난 2002년 펴낸 ‘포구 기행’뿐만 아니라 시인의 글 여기저기에서 ‘정서적인 혹은 정신적인 마음의 고향’이라는 와온바다를 자주 접할 수 있었다. 그때 어떤 그리움에 와온을 불쑥 찾아간 적이 있다.
시인은 “…마음안에 상채기를 지닌 채 와온에 이른 사람들은 금세 이 바다의 싱싱한 삶의 냄새에 동화되기 마련이지요. 넓은 갯벌위에 잠시 지친 육신을 눕히고 저무는 금빛 햇살을 만나노라면 마음안에 알 수 없는 삶의 향기 하나가 스쳐나가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라고 묘사했다.
◇와인빛깔로 물드는 바다=오랜만에 순천시 해룡면 상내리 와온마을을 찾아가는 길. 마을에 들어서자 뒷산 기슭에 한창 공사중인 한옥펜션이 눈에 띄였다. 마을 뒷산은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라 한다. ‘소코바위’와 ‘구시골’ 등 소와 관련된 지명이 재미있다.
이번 도보여행 목적지는 순천시가 조성한 ‘남도 삼백리길’ 1코스인 ‘순천만 갈대길’(16㎞). 이 가운데 와온마을에서 출발해 순천만 자연생태공원까지 절반 구간을 걷는다. 순천만은 2568ha(776만 평)의 넓은 갯벌과 갈대, 철새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생태계 보고(寶庫)로 ‘세계 5대 연안습지’로 손꼽힌다.
갯일을 마친 주민 유유심(52)씨가 뻘배에 노란 박스에 망태를 싣고 뭍으로 나왔다. 유씨는 마을 방파제앞에 만들어진 네모난 둠벙에서 갯흙을 씻어내고 망태 3개를 수레에 옮겨 실었다. 그물망태속에는 4시간여의 작업끝에 잡은 칠게와 숭어, 운저리, 낙지, 북재기, 보리새우 등이 가득했다. 이 가운데 숭어만 따로 추려 서울 음식점으로 보낸다고 한다.
와온 관광문화관에서 시작해 마을 정자인 일몰정을 지나 초록색 탄성포장 길로 접어든다. 일몰정옆에 세워진 마을유래비에는 와온마을에서 전국최초로 새꼬막 종패 채묘가 개발됐다고 적혀있다.
와온마을로 이어지는 863번 지방도로변은 일몰 명소로 널리 알려지며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와온공원에서 사진촬영을 하던 문국현(32·여수시)씨는 “와온 바다색깔은 올때마다 날씨에 따라 다르다”며 “일몰때 와인빛깔로 물든 바다색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와온공원을 지나 순천만 에코비치 캐슬에 이르면 갯벌 한가운데 자리한 솔섬이 눈길을 끈다. 둑길을 따라 걸으면 제방수문이 나오고 조금 더 가면 순천만 갈대길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는 붉게 변한 칠면초와 함께 팔딱팔딱 뛰어가는 짱뚱어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갯벌은 어린아이들이 방금 소꼽장난을 마친 것처럼 어지럽혀져 있다. 하지만 자세를 낮춰 쪼그리고 앉아 자세히 살펴보면 어린 짱뚱어들이 드나드는 구멍과 게 등이 집을 지으며 쌓아든 흙 무더기임을 알아채게 된다. 생명이 뛰노는 놀이터이자 삶터이다.
◇‘하늘이 내린 정원’ 순천만= 순천만 S자 물길을 볼 수 있는 포인트는 용산 전망대이다. 도보길은 자연스럽게 높지않은 야산에 조성해 놓은 전망대로 이어진다. 전망대에는 일몰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진작가와 이를 보고자 하는 탐방객들이 어우러져 북적거렸다. 이윽고 해가 서산너머로 졌다. 해넘이후 서녘하늘 빛깔은 시나브로 붉은 빛에서 푸른 빛으로, 다시 검은 빛으로 변했다. 여행자들은 광대한 시간이 빚어내는 ‘푸른 행성’의 장엄한 자연 풍광앞에 숨을 죽였다. 노을속에서 빛나는 월령 1.7일 초생달과 개밥바라기(금성)는 일몰후에도 자리를 지킨 몇몇 사람들만이 눈에 담는 호사를 누렸다. 용산전망대에서 순천만 자연생태공원까지는 30여분 거리. 잘 만들어진 나무데크를 따라 유유자적 하며 바람과 갈대소리, 철새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사색의 길이다.
‘순천만 갈대길’ 구간은 이곳에서 끝나지 않고 별량 장산을 거쳐 화포까지 이어진다. 이곳은 순천만을 따라 자연생태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해안길이다. 또한 세상살이에 힘들고, 외로울때 달려가면 언제든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어머니 품같은 길이다.
/송기동기자 song@kwangju.co.kr
/동부취재본부=예정열·김은종기자 jyj@kwangju.co.kr
◇와인빛깔로 물드는 바다=오랜만에 순천시 해룡면 상내리 와온마을을 찾아가는 길. 마을에 들어서자 뒷산 기슭에 한창 공사중인 한옥펜션이 눈에 띄였다. 마을 뒷산은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라 한다. ‘소코바위’와 ‘구시골’ 등 소와 관련된 지명이 재미있다.
와온 관광문화관에서 시작해 마을 정자인 일몰정을 지나 초록색 탄성포장 길로 접어든다. 일몰정옆에 세워진 마을유래비에는 와온마을에서 전국최초로 새꼬막 종패 채묘가 개발됐다고 적혀있다.
와온마을로 이어지는 863번 지방도로변은 일몰 명소로 널리 알려지며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와온공원에서 사진촬영을 하던 문국현(32·여수시)씨는 “와온 바다색깔은 올때마다 날씨에 따라 다르다”며 “일몰때 와인빛깔로 물든 바다색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와온공원을 지나 순천만 에코비치 캐슬에 이르면 갯벌 한가운데 자리한 솔섬이 눈길을 끈다. 둑길을 따라 걸으면 제방수문이 나오고 조금 더 가면 순천만 갈대길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는 붉게 변한 칠면초와 함께 팔딱팔딱 뛰어가는 짱뚱어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갯벌은 어린아이들이 방금 소꼽장난을 마친 것처럼 어지럽혀져 있다. 하지만 자세를 낮춰 쪼그리고 앉아 자세히 살펴보면 어린 짱뚱어들이 드나드는 구멍과 게 등이 집을 지으며 쌓아든 흙 무더기임을 알아채게 된다. 생명이 뛰노는 놀이터이자 삶터이다.
◇‘하늘이 내린 정원’ 순천만= 순천만 S자 물길을 볼 수 있는 포인트는 용산 전망대이다. 도보길은 자연스럽게 높지않은 야산에 조성해 놓은 전망대로 이어진다. 전망대에는 일몰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진작가와 이를 보고자 하는 탐방객들이 어우러져 북적거렸다. 이윽고 해가 서산너머로 졌다. 해넘이후 서녘하늘 빛깔은 시나브로 붉은 빛에서 푸른 빛으로, 다시 검은 빛으로 변했다. 여행자들은 광대한 시간이 빚어내는 ‘푸른 행성’의 장엄한 자연 풍광앞에 숨을 죽였다. 노을속에서 빛나는 월령 1.7일 초생달과 개밥바라기(금성)는 일몰후에도 자리를 지킨 몇몇 사람들만이 눈에 담는 호사를 누렸다. 용산전망대에서 순천만 자연생태공원까지는 30여분 거리. 잘 만들어진 나무데크를 따라 유유자적 하며 바람과 갈대소리, 철새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사색의 길이다.
‘순천만 갈대길’ 구간은 이곳에서 끝나지 않고 별량 장산을 거쳐 화포까지 이어진다. 이곳은 순천만을 따라 자연생태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해안길이다. 또한 세상살이에 힘들고, 외로울때 달려가면 언제든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어머니 품같은 길이다.
/송기동기자 song@kwangju.co.kr
/동부취재본부=예정열·김은종기자 jy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