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거짓의 경계 위 ‘세 인물’
2025년 10월 29일(수) 19:20
‘광주전남이 읽고 톡하다’ 선정 김애란 작가 ‘이중 하나는 거짓말’
11월 5일 전남대 용봉홀서 북 콘서트…작가·독자 만남의 시간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가. 사람들은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오가며 자신만의 삶을 살아간다. 거짓말은 누군가를 속이기 위한 의도도 있지만 바라는 일을 이루고자 하는 열망도 깃들어 있다.

여기 세 명의 학생들이 있다. 고등학생인 지우, 소리, 채운은 저마다 남모른 아픔과 비밀이 있다.

지우는 어머니의 애인이었던 선호라는 아저씨와 거주한다. 어머니가 중병으로 투병하다 사고로 죽음에 이른다. 어머니가 투병중인 소리는 사람의 손을 잡으면 미래를 예감하는 이상한 능력의 소유자다. 타인과의 만남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채운은 가정폭력의 그늘을 안고 살고 있으며 어머니는 교도소에 있다.

지난해 발간된 김애란 소설가의 ‘이중 하나는 거짓말’(문학동네)은 우연한 계기로 가까워지며 한 시기를 통과해 가는 학생들 이야기이다. 청소년들 서사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은 진실, 거짓에 연관된 이야기는 모든 사람들의 삶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다.

‘2025 광주·전남이 읽고 톡하다-올해의 한 책’에 선정된 ‘이중 하나는 거짓말’의 ‘한 책 톡 콘서트’가 열린다. 오는 11월 5일 오후 3시 전남대 용봉홀.

‘소설의 음계(音階), 삶의 사계(四季)’를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콘서트는 작가와 독자들이 텍스트를 매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혼자만의 방을 나와 진실의 경계를 통과해가는 소설 속 세 명의 이야기가 어떤 울림과 의미로 귀결될지 기대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를 졸업한 김 작가는 소설집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바깥은 여름’,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등을 통해 한국문학에 이름을 각인시켰다. 여운이 있는 문체와 섬세한 시선으로 직조한 작품들은 “역시 김애란”이라는 찬사를 받게 했다.

김애란 작가
지금까지 수상한 유수의 문학상이 그의 문학이 놓인 지점을 말해준다. 한국일보문학상을 비롯해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신동엽창작상,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특히 ‘달려라, 아비’ 프랑스어판은 프랑스 비평가와 기자들이 선정하는 ‘리나페르쉬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을 쓰며 여러 번 헤맸고 많이 배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잃은 것도 얻은 것도 있지만, 작가로서 이 인물들이 남은 삶을 모두 잘 헤쳐나가길 바라는 마음만은 변함이 없습니다”라며 “삶은 비정하고 예측 못할 일투성이이나 그럼에도 우리에게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소설을 통해 작가는 삶은 지속적으로 생채기를 입히는 과정이지만, 더러 그 슬픔은 긍정적인 의미로 수렴되기도 한다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한편 ‘올해의 한 책’은 지난 4~5월 지역도서관 추천 후보도서 심사를 통해 최고득점을 받은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 최종 선정됐다. 다음으로 ‘찬란한 멸종’(이정모),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최은영),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황보름),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문미순) 이 후보도서로 뽑혔다.

전남대 도서관은 톡 콘서트 이후 한책 독서후기 공모전을 진행한다. 이에 앞서 N행시 공모전, 테마도서 전시회, 한 책 문학기행 등을 펼쳤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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