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18, 파리서 세계 민주주의와 만난다
2025년 09월 21일(일) 19:50
광주일보 취재진·외신기자 기록물
귀스타프 에펠대학서 사진특별전
전시·담론·교육 구성…영화 상영도
“韓 민주주의, 세계와 나누는 자리”

광주일보 취재진이 포착한 민족민주화성회 마지막 날인 1980년 5월 16일 도청분수대에 모인 시민들.

광주일보 취재진이 기록한 1980년 5월18일 광주의 생생한 모습 등이 파리 시민과 국제사회에 소개된다.

21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시는 파리 귀스타프 에펠대학에서 26일부터 10월 14일까지 ‘광주 5·18 사진특별전’을 연다.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계기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5·18민주화운동기록관과 귀스타프 에펠대학(Universite Gustave-Eiffel, 이하 에펠대)이 공동 주최하고 광주영화영상인연대가 힘을 보탰다.

특별전은 ‘광주 5·18: 도시 정체성과 민주주의-1980년 5월 한국 민중항쟁 사진 아카이브’를 주제로 열린다. 한국 현대사의 분수령인 1980년 5월 항쟁 전과정을 사진과 영상으로 복원해 선보인다. 90여 점의 사진과 영상 기록을 통해 항쟁의 전개, 진압과 저항, 학살과 애도, 공동체의 연대까지 한 호흡으로 조망한다. 전시물 상당수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자료다.

출품작은 광주일보 취재진의 사진을 비롯해 신복진, 장재열, 최병오, 김영복, 헌트리, 조상기 등 국내 사진가와 노먼 소프, 로빈 모이어, 프랑수아 로숑, 패트릭 쇼벨 등 외신 사진가의 작품 등으로 구성돼 있다.

1980년 5월 20일 광주시 동구 금남로 차량시위.
광주일보는 1980년 5월 당시 광주지역 유일한 일간지로 5·18민주화운동을 직접 경험하고 역사로 기록했다.

광주일보 보도사진은 지역 언론이 가장 먼저,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포착한 장면으로서 ‘도청과 거리, 병원과 분향소, 시민군과 유족’의 얼굴을 통해 1980년 5월의 시간을 증언한다.

5·18 기록관측은 “5·18 첫 날인 1980년 당시 5월 18일 기록은 광주일보 사진이 유일하다. 이번에 선보이는 광주일보 보도사진 5점 등은 5·18 역사의 한페이지”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시위, 진압, 항쟁, 저항, 학살, 애도 등 여섯 갈래의 흐름과 사진가를 조명하는 특별 섹션으로 구성됐다. 군부의 폭력적 통치에 맞선 시민의 용기와 도시공동체의 연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광주에서 축적된 ‘기억의 자산’을 파리의 대학 공간으로 옮긴 이번 특별전은 전시-담론-교육을 잇는 구조로 설계됐다. 45년 전의 프레임들이 오늘의 민주주의를 비추는 거울이 되고, 왜 기억하며 어떻게 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광주는 사진으로 답한다.

비극적인 참상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폭력이 가능했는지, 어떻게 저항이 조직됐는지, 무엇이 공동체를 지탱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관람을 이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취재한 프랑스 외신 기자와 국내 연구자가 참여하는 라운드테이블도 마련된다. 기록사진의 역사적 의미, 이미지 윤리, 국제 여론 형성 과정이 구체적 사례와 함께 논의된다. 기록관은 현지 대학·시민단체와 연계한 해설 프로그램과 디지털 아카이브 소개로 ‘사진 읽기’의 방법을 공유해 교육적 파급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장 해석을 더하는 부대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다큐멘터리 ‘김군’과 단편영화 ‘양림동소녀’, ‘괜찮아’ 상영이 30일과 10월 7일 열린다.

전시 공동 기획자인 티에리 봉종 에펠대 교수와 김희랑 5·18기록관 연구실장은 “민주주의가 위태로운 시대에 5·18 기록사진이 갖는 보편적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라며 “프랑스 대중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 민주화운동의 역사와 맥락을 공유하는 파급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호균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은 “세계 인권도시 파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광주의 도시 정체성과 한국 민주주의의 궤적을 세계와 나누는 자리”라며 “민주와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확산하는 매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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